“월드타워점이 그룹미래 좌우”… 롯데 면세점 배수진 “세계 1위 매장 육성” 청사진 제시
5년마다 기존 면세점에 대해 심사를 한 뒤 운영권을 계속 인정 또는 탈락시키기로 한 법안이 2013년에 도입된 이후 서울에서는 처음 있는 재승인 절차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심사에서 최대 관심 포인트로 잠실에 있는 롯데 월드타워점의 재승인 여부를 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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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면세점 소공점은 이미 국내 최대 매출액을 올리는 ‘대한민국 효자’ 면세점이다. 지난해 매출액이 1조9763억 원. 관광산업은 물론이고 고용 등 경제에 미치는 여파가 워낙 크기 때문에 손대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국민정서 등을 감안해 만약 정부가 ‘롯데 손보기’를 한다면 그나마 가능한 곳이 소공점 매출의 4분의 1 수준인 월드타워점(4820억 원)이라는 것. 이번에 월드타워점 사업권 입찰에 참여한 곳은 롯데를 포함해 신세계 두산 SK 등 4곳이다.
롯데면세점이 4일 월드타워점의 청사진을 발표한 것은 이런 상황을 반영한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롯데월드몰(제2롯데월드)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홍균 롯데면세점 대표는 “월드타워점을 10년 안에 세계 1위 매출을 올리는 매장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 호텔롯데 상장에 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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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국감장에서까지 나와 밝힌 향후 롯데 구도가 헝클어진다. 신 회장이 약속한 호텔롯데 상장의 차질이 불가피한 것. 호텔롯데 상장은 한일 롯데그룹의 분리에도 필수적인 절차다. 호텔롯데에서 면세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90%에 육박한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의 기업가치는 15조 원을 상회한다. 이 중 월드타워점의 비중은 1조5000억 원 이상이다. 이홍균 대표는 “월드타워점을 잃는다고 호텔롯데 상장을 안 하지는 않겠지만 그 가치와 의미는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까지 세계 1위 면세점’ 달성도 어려워진다. 한국에서 사업권을 잃은 롯데에 대한 해외의 평가는 나빠질 수밖에 없다. 그만큼 해외 진출에 제동이 걸리는 셈이다. 면세점은 롯데그룹의 사업 영역 중 유일하게 세계 1위를 노린다는 점에서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 매장 4곳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과도한 임차료를 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당시 롯데의 ‘통 큰 베팅’이 가능했던 건 시내 면세점 때문이다. 시내 면세점이 계속 성장한다면 롯데면세점은 다수의 매장을 가진 장점을 바탕으로 입점 업체와의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한다. 원가를 떨어뜨려 가격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 즉, 월드타워점이 없어질 경우 그만큼의 매출만 빠지는 게 아니라 면세점 전체의 수익률이 하락한다는 얘기다.
○ 제2롯데 운명도 달려
서초구와 관광활성화 협약 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롯데월드몰에서 열린 롯데면세점 간담회에서 이홍균 롯데면세점 대표(왼쪽)와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강남권 관광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제공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는 “제2롯데에 면세점이 사라지면 관광객이 줄어들어 호텔 쇼핑몰 오락시설 등에도 큰 타격을 준다. 제2롯데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2롯데월드 운영을 총괄하는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는 4일 “두바이나 라스베이거스 분수에 버금가는 대형 분수를 700억 원 이상 투자해 제2롯데월드 옆 석촌호수에 조성하겠다. 제2롯데월드는 면세점을 중심으로 한국 최고의 관광 명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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