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전쟁5 탐욕경제/쑹훙빈 지음·홍순도 옮김/600쪽·2만2000원·RHK
미 의회 상원 청문회에 나온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 제도이사회(FRB) 의장. ‘탐욕경제’는 FRB의 양적완화(QE3) 조치가 자산가치 버블과 인플레이션 등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비판했다. 동아일보DB
신설 은행에 자본출자를 해달라는 게 뭐 그리 대수냐고 의문을 품을 수 있다. 그러나 금융을 통해 전 세계의 실물경제를 지배하는 오늘날의 경제 메커니즘을 감안하면 미중 양국의 치열한 신경전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세계 기축 통화인 달러화의 위상만 지켜내면 된다. 막대한 재정적자가 발생해도 달러화를 무제한 찍어내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뜩이나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다른 나라는 미국의 양적완화로 환율변동에 따른 피해까지 감수해야 한다. 저자는 본문에서 “QE3 정책은 미국이 자국 위기를 다른 나라에 전가하기 위해 부린 수작”이라고까지 표현했다.
더구나 넘치는 화폐 유동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피해는 고스란히 빈자들의 몫이다. 2011년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월스트리트 반대 시위가 대대적으로 벌어진 이유다.
저자는 유동성 공급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조만간 금리상승으로 자산거품이 꺼지는 금융위기를 피할 수 없다고 경고한다.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은 필연적으로 실패할 것이며 지속 시간이 길수록 더 참담한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인류사에 반복적으로 나타난 재난을 다시 한 번 재연하는 꼴일 뿐이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