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금융허브… 싱가포르 비결은?
싱가포르는 최근 재보험, 위안화 거래 등 블루오션 영역을 개척하며 아시아 금융허브의 지위를 공고히 다지고 있다. 글로벌 금융회사 빌딩들이 밀집해 있는 싱가포르 다운타운. 싱가포르=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싱가포르가 ‘아시아의 금융허브’를 향한 엔진에 다시 불을 붙이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통적인 금융산업인 증권, 자산운용 분야의 성장이 주춤하자 재보험, 위안화 거래와 같은 신(新)시장 개척에 나섰다. 지리적 장점과 산업구조의 특성을 십분 활용하는 싱가포르식 전략을 금융산업 경쟁력 강화에 나선 한국도 눈여겨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아시아 보험허브’의 야심
보험사가 갑작스러운 보험금 지출에 대비해 가입하는 ‘보험의 보험’인 재(再)보험은 2000년대 후반부터 싱가포르 금융당국이 집중 육성하는 부문이다. 재보험업은 업종 특성상 각 나라의 ‘국가대표’ 재보험사 한두 곳이 뉴욕, 런던 등 금융허브 지역에 모여 전 세계의 보험사를 상대로 영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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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노력에 힘입어 2000년 12억 싱가포르달러(약 9720억 원)였던 싱가포르 해외 재보험시장 규모는 2012년 38억 달러(약 3조780억 원)로 커졌고, 싱가포르는 아시아의 보험중심지로 도약하고 있다.
○ 앞서 가는 위안화 허브 경쟁
싱가포르는 중국 통화(通貨)인 위안화의 역외거래 거점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에서도 주요 경쟁국을 한참 앞질러 나가고 있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싱가포르에서 거래된 역외 위안화 거래량은 작년 동기 대비 375% 증가했다. 세계 위안화 역외거래에서 싱가포르가 차지하는 비중은 6.8%로 런던(5.9%)을 이미 따돌렸다. 지난해 싱가포르 정부가 위안화 표시채권인 일명 ‘라이언시티 본드(Lion-City Bond)’ 발행을 허용하면서 중국 공상은행(ICBC), 중국은행(BOC)이 앞다퉈 싱가포르에서 위안화 거래를 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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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근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우리도 중국을 배후 경제권으로 둔 여건 등을 활용한다면 글로벌 경쟁에 나설 만하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