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가장 앞서고 한국이 뒤이어 뛰어들어
한국, 네발로봇 개발 선진국
답은 ‘네 발로 걷는 것’이다. 네발로봇 개발이 힘들기는 하지만 무거운 짐을 지고 험한 곳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많은 나라가 군사용이나 탐사 목적으로 개발에 나서고 있다.
○ 네 발 걷기, 패턴이 많아 개발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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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다리와 앞다리를 엇갈려 내밀면서 빠르게 걷는 ‘속보’부터는 균형과 힘의 분산이 쉽지 않다. 땅을 딛고 있는 두 다리로만 균형을 잡아야 하기 때문에 고난도의 제어 기술이 필요하다. 속보와 비슷하지만 네 다리가 모두 공중에 뜨는 시간이 있는 ‘구보’나 뒷다리로 땅을 차면서 계속해서 튀어오르는 ‘습보’는 가장 구현하기 힘든 기술이다.
○ 얼음판 걷는 美 ‘알파독’, 힘센 韓 ‘진풍’
네발로봇 개발에 가장 먼저 뛰어든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 방위산업체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빅독’이 첫 작품이다. 최근에는 얼음판 위에서도 균형을 잡으며 걸을 수 있어 빅독을 실용화 단계까지 끌어올린 ‘알파독’을 개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에 이어 네발로봇 선진국에 속한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실용로봇연구그룹은 2008년 네발로봇 ‘진풍’을 개발하고, 최근 실용화할 정도의 안정성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진풍은 키 120cm, 무게 120kg으로 최대 시속 4∼5km를 낼 수 있다. 60kg이 넘는 짐을 싣고 스키장의 상급자 슬로프에 해당하는 30도 경사를 걸어 올라갈 수 있다. 더군다나 장애물을 만나더라도 자연스럽게 다리를 바꿔 균형을 잡고 걷는다. 조정산 생기원 보행로봇팀장은 “가솔린 엔진에서 나오는 유압식 실린더를 이용해 움직이기 때문에 전기모터 방식에 비해 힘이 세고 자연스러운 동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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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보는 두 발에서 네 발로 ‘변신’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두발로봇 ‘휴보’도 최근 네 발 보행 기능을 추가했다. 팔을 등 뒤로 돌린 후 뒤로 누우면서 네발로봇으로 바뀌는 ‘변신 기능’을 추가한 ‘DRC휴보’가 그것이다. 두발로봇이 네발로봇으로 변신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춘 것은 휴보가 처음이다. 휴보팀은 미 국방부 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올해 12월 개최하는 ‘재난구조로봇 경진대회’ 최종 본선에 올랐다. 재난 현장으로 들어가 밸브를 잠그고 나오면 되는 것을 과제로 하는 이 대회는 200만 달러(약 22억8000만 원)의 상금이 걸려 있다.
대전·안산=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