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검정서비스 받은 ‘양심 음식점’ 올해 320곳
12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정경자 씨가 식재료 원산지 검정서비스를 받은 뒤 ‘원산지표시 자율 확대 이행업소’ 홍보물을 붙이고 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식재료 거래업체와 통화를 끝낸 정경자 씨(54·여)는 중국산이라고 판명된 당근을 손에 든 채 그나마 빨리 알게 돼 다행이라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서울 중구 남대문로에서 19년째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정 씨는 12일 서울시 식품안전과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식재료 원산지 검정(檢定)서비스를 이용했다.
○ 알쏭달쏭 원산지 고민 해결
광고 로드중
이날 정 씨는 거래처로부터 국내산으로 알고 납품받은 양파와 차돌박이를 명예감시원에게 전달하고 검사를 의뢰했다. 시는 약 보름 뒤 검사결과를 정 씨에게 통보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원산지 자율확대 표시제에 참여하고 있는 음식점 가운데 희망업소에 쇠고기를 비롯한 고춧가루, 당근과 같은 주요 농산물에 대해 검정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시가 원산지를 검사할 수 있는 식재료는 모두 6가지. 원산지를 의무적으로 표시하게 한 쇠고기는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에 맡겨 유전자 검사를 실시하고 고춧가루와 당근, 마늘, 양파, 콩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검사를 의뢰하고 있다. 특히 최근 가격이 폭등한 고춧가루는 원산지를 속이고 음식점에 납품하는 업체가 많아 인기 검정품목으로 꼽히고 있다.
○ 늘어나는 양심 음식점
국내산 식재료 가격이 크게 올라 식당 이용시민들이 진짜 국산인지 의구심이 커지는 것도 사실. 시는 음식점에서 자발적으로 원산지 검정을 의뢰하고 확인을 받으면 소비자 신뢰도가 오히려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이 서비스를 이용한 ‘양심 음식점’은 190곳에 이른다. 올해는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160곳씩 모두 320곳의 음식점이 참여하고 있다.
광고 로드중
검정서비스 명예감시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최화숙 씨(54·여)는 “위생검사 나갈 때는 거부감을 보이는 식당이 많지만 원산지 검정서비스를 위해 가보면 평소 궁금했던 점까지 물어보는 사장님이 대부분”이라며 “식재료 값을 치르고 가져가기 때문에 음식점들도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시는 20일까지 중소형음식점 160곳의 식재료를 수거해 원산지를 검사할 계획이다. 이후 원산지표시 우수음식점 인증업소 선정에 결과를 반영하기로 했다. 원산지를 허위로 표시해 식자재를 유통시킨 업체는 집중 단속해 고발하거나 영업정지 처분할 방침이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