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대전때 근로자 징용-학대 사과”
휴고보스
휴고보스는 히틀러 나치 독일 시절 이 회사의 역사를 다룬 ‘휴고보스, 바이마르공화국과 제3제국 시절(1924∼1945)의 의류기업사’ 발간과 관련해 21일 “나치의 국가사회주의 시절 휴고보스의 공장에서 고통받은 이들에게 깊은 사과를 표시하고 싶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로만 쾨스터 독일 육군대 교수가 쓴 총 104쪽 분량의 이 책은 2차대전 당시 나치의 게슈타포가 납치해온 폴란드인 140명과 프랑스인 전쟁포로 40명을 강제 근로자로 고용한 휴고보스가 충성스러운 나치였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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쾨스터 교수는 “휴고보스는 군복 생산 납품 계약을 따내기 위해 나치당에 가입했을 뿐만 아니라 나치가 주창했던 국가사회주의 신봉자였다”고 밝혔다. 휴고보스는 이 책의 저술을 경제적으로 지원했지만 내용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쾨스터 교수와 회사 양측은 밝혔다.
이 책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빈 출신의 무명 재단사 휴고 보스가 1924년 자신의 이름을 따 독일 메칭겐에 설립한 휴고보스는 독일 경제가 나빠지면서 파산했으나 1931년 휴고 보스가 나치당에 가입하면서 전환기를 맞았다. 이후 나치당에 대규모로 갈색 셔츠를 납품하면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한다.
이어 1938년부터 나치의 장교제복과 군복, 작업복을 만들며 명성과 부를 동시에 얻게 됐다. 당시 휴고보스가 디자인한 나치의 장교제복은 날카롭게 살아 있는 어깨선과 다리가 길어 보이는 가죽 부츠, 허리를 강조한 굵은 가죽 벨트로 강렬한 남성적 이미지를 풍겨 제복 역사상 가장 멋진 작품 중 하나로 꼽힌다. 영화 ‘발키리’의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나치 독일은 인류 역사상 가장 스타일리시하고 디자인된 정권이었다. 휴고보스가 만든 제복들은 정말 끝내주게 아름답다”고 평가할 정도였다. 이 회사는 2차대전이 시작되면서 급증하는 수요를 감당하기 힘들게 되자 1940년 전쟁포로와 강제로 납치된 노동자를 생산 현장에 투입하기 시작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친나치 행적과 강제 동원된 근로자를 고용하고 학대한 것에 대해 휴고보스의 사과를 요구하는 비판론자들이 만든 풍자 이미지. 아돌프 히틀러의 사진과 휴고보스의 로고를 합성했다. 휴고보스는 21일 용기 있게 과거의 잘못에 대해 사과했다. 사진 출처 구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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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