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오늘 대구에서 화려한 막을 올린다. 역대 대회 최대 규모인 202개국 1945명의 선수가 참가해 9일간 47개 종목에서 더 높이, 더 멀리, 더 빨리 뛰고 던지고 달리는 제전(祭典)을 펼친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50만 명 이상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고, 65억 명이 TV로 지켜보는 지구촌의 축제 한마당이다. 육상의 기본동작은 먼 옛날 인간이 사냥감을 잡던 본능적 몸짓과 일치한다. 인류의 DNA에 깊이 새겨진 이런 원초적 생존본능을 발현해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스포츠가 육상이다. 세계인이 육상에 열광하는 이유다.
이번 대회엔 화끈한 볼거리가 많다. ‘번개’ 우사인 볼트와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 ‘황색 탄환’ 류샹 등 육상의 역사에 전설로 남을 스타들이 트랙을 뜨겁게 달군다. 개최국 자존심을 건 우리 선수들의 선전도 기대된다. 반발 탄성이 뛰어나 ‘신기록 제조기’로 불리는 몬도 트랙, 한낮에 직사광선을 받아도 영화 스크린처럼 선명한 첨단 전광판, 늦은 시간까지 경기장을 대낮처럼 밝히는 촘촘한 조명시설도 볼거리다.
우리에겐 올림픽, 월드컵 등을 멋지게 치러낸 경험과 노하우가 있어 대회 운영 면에선 크게 걱정할 게 없다. 다만 대회의 성공을 위해서는 관중석 열기가 뜨거워야 한다. 9일간 6만6422석을 빼곡하게 채우고 하늘을 뚫을 듯한 환호와 박수로 경기장을 들었다 놨다 해야 한다.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2007년 대회는 무더위 때문에 관객이 여느 대회의 절반인 25만여 명밖에 들지 않았다. 관중석 분위기가 곧장 트랙으로 전달되는 육상경기의 특성상 치명적 실패 요인이었다. 오사카 대회에선 단 한 개의 세계기록도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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