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광둥(廣東) 성의 수출기지 둥관(東莞)에 있는 한국계 완구공장의 도산을 계기로 중국에서 경제위기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1994년부터 둥관에서 공장을 운영해 온 한국계 완구기업이 종업원 470명의 월급을 지급하지 못해 최근 도산했다고 21일 중국 언론이 전했다. 지난달 중순에도 둥관에서 종업원 2000명의 중국계 기업이 도산했다. 둥관은 중국 최대 수출입기지인 광둥 성 수출입물량의 15% 안팎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 언론은 수출입 핵심도시인 둥관에서 2개의 주요 기업이 잇따라 도산한 것은 2008년 금융위기보다 더한 위기의 신호라고 분석했다. 관영 신화(新華)통신은 둥관의 수출담당 공무원의 말을 인용해 생산비가 11.4% 오르면서 해외 주문은 15% 감소하고 기업 영업이익률은 2∼3%로 떨어졌다고 21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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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관 시는 부랴부랴 불끄기에 나섰다. 장링(江凌) 둥관 부시장은 이날 “재료값과 인건비 등 생산비 상승에 따른 압력은 있지만 전체 상황은 괜찮다”며 “올해 상반기 수출입은 역사상 가장 좋았던 지난해 상반기보다도 14.1%나 늘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위기의식은 여전하다. 중국 전국공상연합회가 최근 중국 31개 성시 가운데 17개 성시의 중소기업을 상대로 한 조사 결과 중소기업의 생존환경은 2008년 금융위기 초기 수준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관계자는 “신설 법인과 부도 법인의 수를 비교할 때 아직 연쇄도산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