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부터 임차, 1983년 매입부인에게 유작 판화 1점도 구입
이탈리아가 낳은 20세기 초현실 회화의 거장 조르조 데 키리코의 저택. 지금은 주교황청 한국대사 관저로 사용되고 있다. 로마=오명철 문화전문기자 oscar@donga.com
한국 대사관이 키리코의 저택을 매입하면서 함께 구입한 키리코의 판화. 대사관 접견실에 전시되어 있다.
로마 외곽 고급 주택가인 미수리나 거리에 자리 잡은 대사관저는 대사관과 한 울타리에 있는 대지 3350m², 연건평 623m²의 지하 1층, 지상 3층 석조건물. 키리코의 예술혼이 단번에 느껴지는 담백하면서도 고상한 모습이다. 내부는 고급 대리석으로 치장돼 있다.
1888년 그리스에서 태어난 키리코는 아테네와 뮌헨 등에서 회화를 공부했다. 1911년부터 파리에 체류하면서 큐비즘의 영향을 받았으나 곧 고대의 건물이 긴 그림자를 드리운 광장이나 마네킹, 비스킷 등의 정물을 신비적으로 그리는 ‘형이상 회화’ 양식을 완성해 나갔다. 1917년 파리에서 카를로 카라와 더불어 ‘형이상 회화파’를 제창했다. 그러나 1919년부터 그때까지의 작품을 부정하고 라파엘, 루벤스 등의 작품을 모사(模寫)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자 자기의 옛 작품을 모방하면서 은둔하다 1978년 90세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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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에서 유학시절을 보낸 한국외국어대 교수 출신의 한홍순 주교황청대사는 “이탈리아가 낳은 위대한 예술가의 저택을 관저로 사용하는 것은 큰 영광이어서 관리 보존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며 “교황청과 한국천주교회의 아름답고 소중한 인연 덕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로마=오명철 문화전문기자 osc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