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수천만원대 ‘브레게’와 비슷” 브레게 측 “우리 제품 아니다” 부인北 모란봉시계 ‘특별판’ 가능성도
북한은 10일 노동당 창건 65주년 행사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3남이자 후계자인 김정은의 모습을 대대적으로 공개했다. 김정은은 군 장성들 사이에서 홀로 인민복 차림이었는데 그가 찬 손목시계도 눈에 띄었다. 검정 가죽 스트랩에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은 검정 시계판(다이얼)의 시계. 누리꾼들은 물론이고 국내 시계전문가들도 이 시계가 어떤 브랜드인지 궁금해하고 있다.
다미아니 해리윈스턴 브라이틀링 등 다양한 명품시계를 수입하는 명보에스에이의 이선욱 대리는 12일 “가죽 스트랩이 상당히 고급으로 보이고 유리 주위 베젤(시계판 위에 유리를 고정시키는 테두리 부분)도 명품처럼 보인다”며 “하지만 각 브랜드 담당자들이 모여 토론해 봤는데도 다들 본 적이 없는 시계여서 어떤 브랜드인지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개성공단에서 시계를 생산하는 국내업체 로만손도 확인 결과 “우리 회사 시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서 ‘초이스시계’를 운영하는 최광열 대표는 30년째 명품시계를 수리하고 있는 시계장인. 최 대표는 “사진만으론 정확한 판별이 어렵다”며 “핸드메이드(수제)이며 오토매틱 시계로 보이는데 스위스 시계 브레게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브레게의 비슷한 제품의 경우 가죽 스트랩 2500만∼3000만 원, 다이아몬드가 박힌 모델은 4000만∼5000만 원에 이르는 명품. 하지만 브레게를 수입 판매하는 브레게 코리아의 홍선영 대리는 “김정은의 시계를 면밀히 검토해 봤지만 브레게 제품은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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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김정은이 착용한 인민복은 양복 소재로 만든 제품으로 추정된다. 제일모직 로가디스의 윤형식 차장은 “디자인은 인민복이지만 소재는 양복 소재”라며 “울 소재에 10∼20% 캐시미어가 결합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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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계자 ‘김정은 띄우기’ 北 파격행진 계속
▲2010년 10월11일 동아뉴스스테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