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작가 페스티벌 전야제 고은 모옌 등 150명 참석
3일 열린 ‘2010 세계 작가 페스티벌’ 전야제에서 가수 이동원 씨가 정지용 시에 곡을 붙인 ‘향수’를 축가로 부르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장호성 단국대 총장은 인사말에서 “한때 분할과 침략의 공간이었던 바다에서 이젠 평화와 소통의 바다로 가는 의미 있는 논의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면서 “이 모임이 우정과 연대와 화합의 자리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재호 동아일보 사장은 최맹호 대표이사 부사장이 대독한 환영사를 통해 “서로 다른 근대화의 격변 속에서 탄생한 작품의 바다 이미지를 살피고 새로운 세기의 소통 공간을 탐색하는 뜻 깊은 자리”라면서 “이 아름다운 가을밤이 세계 작가 여러분의 친교의 시간으로 영원히 기억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어 시인들이 작품을 낭송했다. 스페인의 안토니오 콜리나스 시인이 ‘사미라는 늑대를 사랑하네/나는 그녀와 함께 늑대를 찾아’로 시작되는 시 ‘사미라는 늑대를 사랑하네’를 스페인어로 낭송했다. 참석자들은 강단 뒤쪽의 화면을 통해 영어와 한국어로 옮겨진 시 번역을 따라 읽으면서 감상했다. 신경림 시인은 ‘하늘은 날더러 구름이 되라 하고/땅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네’라는 시구로 유명한 ‘목계장터’를 읊었다. 홍콩에서 망명 중인 중국의 저항 시인 베이다오(北道) 씨가 시 ‘검은 지도’ 중 ‘베이징이, 나로 하여금/너의 모든 등불과 건배하게 하고/나의 백발로 하여금/검은 지도를 지나 길을 안내하게 한다’는, 여전히 압박의 어둠이 걷히지 않은 중국 베이징(北京)의 상황을 담은 시구를 낭송할 때 참석자들은 숙연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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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