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막 찢어져 피해 100억원, 잠실야구장도 전광판 등 파손
허정무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은 2일 오전 8시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인천월드컵경기장에 있는 구단 사무실을 찾았다. 태풍 곤파스가 수도권을 강타하면서 홈구장이 심각한 피해를 봤기 때문이다. 순간 최고 초속 30m를 넘나드는 강풍에 이날 새벽 경기장 지붕막 24개 가운데 동남쪽의 7개가 찢어졌다. 피해액은 100억 원 안팎이나 된다.
허 감독은 4일 오후 8시 부산과의 홈경기에서 뜻 깊은 K리그 복귀전을 치른다. 흉물로 변한 지붕을 보며 한숨을 쉰 허 감독은 “다행히 잔디 상태는 문제가 없어 경기는 치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시설관리공단은 야간경기에 대비한 조명과 전기 설비 등의 긴급 수습에 나섰다. 경기는 예정대로 진행될 것 같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
곤파스의 위력 앞에 국내 스포츠 현장도 파행을 피할 수 없었다. 이날 잠실에서 열릴 예정이던 프로야구 두산-SK전은 취소됐다. 잠실구장 지붕과 전광판, 외야 광고판 일부가 파손됐고 관중 안전을 위한 결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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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구배 제57회 한국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 3라운드도 취소됐다. 대한골프협회는 2일 대회 장소인 성남 남서울골프장이 도저히 대회를 열 수 있는 여건이 안 된다고 판단해 경기를 3라운드로 축소한다고 발표했다. 남서울골프장은 10m가 넘는 아름드리나무 150그루가 뽑혀 직원들이 총출동해 피해 수습작업을 벌였다. 같은 경기도이긴 해도 여주 솔모로골프장의 한국프로골프 메리츠 솔모로오픈은 바람 피해가 덜해 정상적으로 1라운드를 치렀다. 성남 국군체육부대는 영내 소나무 300그루가 뽑혀나가는 피해를 보기도 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