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시정연설을 통해 정국 주도권을 다잡으려 했던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가 연설 때문에 오히려 스타일을 구겼다.
20%의 낮은 지지율로 곤경에 처해있는 아소 총리는 28일의 국회 시정연설에서 적극적인 경제회복 청사진을 제시해 국정 자신감을 되찾을 작정이었다. 아소 총리와 측근들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연설을 의식해 더 멋있는 연설을 하려고 애썼다는 후문이 있었다.
하지만 막상 연설 다음 날인 29일 돌아온 것은 이런저런 혹평뿐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문에 자신의 정치이념과 스타일을 담았던 데 반해 아소 총리의 연설문은 여러 부처 관료가 써준 원고를 짜깁기하는 수준에 그쳤다는 게 각계의 지적이었다.
뒤이은 요사노 가오루(與謝野馨) 경제재정상의 경제분야 연설에서도 아소 총리는 쓴맛을 삼켜야 했다. 아소 총리가 곁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등단한 경제재정상이 연설 도중 ‘아소 총리의 리더십에 따라’란 대목을 쏙 빼고 읽은 것. 요사노 경제재정상이 차기 총리 후보 중 한 명이어서 뒷말이 많다. 마이니치신문은 ‘내가 제일?’이라는 기사 제목을 뽑았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