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공연을 알리는 헤어스프레이 홈페이지 초기화면.
화려한 무대와 배우들의 열정적인 연기로 전 세계 관객들을 사로잡아온 뉴욕 브로드웨이도 경기침체의 여파를 비켜가지 못했다.
성수기인 크리스마스 시즌이 지나고 나면 브로드웨이 극장가는 어느 정도 침체기를 맞곤 했지만 2009년 연초는 그 어느 때보다 극심한 한파를 맞고 있다.
극장들은 평소보다 큰 폭의 할인 티켓을 팔며 관객을 유인하고 있지만 예전처럼 길게 줄을 서서 극장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던 모습을 찾기는 쉽지 않다.
뉴욕타임스는 4일 “현재 공연하는 작품 가운데 절반 가까운 13개의 뮤지컬과 연극이 관객 수 부진 등을 이유로 이달 말까지 막을 내릴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세인트제임스 극장에서 300회 이상의 공연을 펼쳐온 패티 루폰의 ‘집시’는 내주에 막을 내린다. 영화로도 만들어져 흥행에 성공했던 인기 뮤지컬 ‘헤어스프레이’도 마찬가지다.
이와 함께 ‘보잉 보잉’, ‘올 마이 선스’, ‘디바이딩 디 에스테이트’, ‘영 프랑켄슈타인’, ‘13’ 등의 작품이 이달 중 피날레를 장식할 예정이다.
이 밖에 ‘스파말롯’, ‘리자스 앳 더 팰리스’, ‘슬라바스 스노쇼’, ‘어빙 벨린스 화이트 크리스마스’ 등도 1월에 막을 내린다.
이처럼 일찍 막을 내리는 브로드웨이의 뮤지컬이 많아진 것은 경기상황 악화로 줄어드는 관객 때문에 객석이 절반밖에 차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때 표가 없어서 예약을 하고 한참을 기다려야 했던 ‘인어공주’, ‘오거스트 오세이지 카운티’, ‘시카고’, ‘오페라의 유령’, ‘애비뉴 Q’, ‘메리 포핀스’ 등은 원래 가격의 절반도 안 되는 30∼60달러에도 표를 구할 수 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