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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핸드볼-농구 ‘후반 역전쇼’ 왜?…지옥훈련으로 키운 강철체력

입력 | 2008-08-11 08:42:00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섣불리 승리를 예감해 긴장을 늦춘다면 그 순간 상대의 역습에 한방 얻어맞게 마련. 반대로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면 반드시 승부를 뒤집을 수 있는 기회가 온다.

9일 대회 첫 경기부터 눈부신 ‘뒷심’을 발휘한 여자 핸드볼과 농구 대표팀이 그랬다. 세계 랭킹 1위 러시아와 맞붙은 핸드볼팀은 후반 6분께까지 19-26으로 뒤졌다. 만회하기 힘든 점수차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 순간 맹추격이 시작됐다. 상대를 26점에 묶어놓은 채 순식간에 7점을 몰아쳤다. 이후 러시아가 다시 두 점 차로 달아났지만 골키퍼 오영란의 선방과 신예 김온아의 맹활약 등을 앞세워 결국 극적인 29-29 동점을 만들었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금메달과 2004년 아테네올림픽 은메달의 주역인 임오경 해설위원은 “초반에 잔 실수가 많아 힘든 경기를 했지만 그게 원래 한국대표팀의 모습이다. 첫 경기인데다 상대가 강팀이라 긴장이 컸던 것 같다”면서 “마지막까지 버틸 수 있는 힘을 키운 건 다 피나는 훈련의 성과”라고 분석했다.

체격이 월등히 큰 유럽 선수들을 상대하려면 한국 선수들은 스피드와 전술로 승부할 수밖에 없다. 그만큼 체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러시아가 주춤한 틈을 타 무섭게 몰아붙인 것도 혹독하기로 소문난 ‘지옥훈련’ 덕이 컸다.

여자 농구팀 역시 모처럼 저력을 과시했다. 세계 4위 브라질을 경기 종료 직전 극적으로 따라잡아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연장전에서 기세를 더 올려 68-62로 이겼다. 아테네에서는 ‘전패’로 물러났으니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이후 8년만의 승리다. 승부처에서 자유투 8개를 모두 집어넣은 최윤아는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여자프로농구 신세계 사령탑을 맡고 있는 정인교 해설위원은 “올림픽에 처음 출전하는 선수들이 패기로 따라잡고, 베테랑들이 결정적인 순간에 해결해줘서 이겼다”고 평가했다.

정 위원은 끝까지 힘을 잃지 않은 비결을 ‘뚝심’으로 꼽았다. “수비의 달인인 정덕화 감독의 지휘 아래 실점을 최소화하고 2-3 매치업을 효과적으로 활용한 것이 끝까지 통했다”는 설명이다. 한번 잡은 흐름을 놓치지 않고 연장전까지 틀어쥔 것도 예전과는 달라진 점이다. 정 위원은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많이 성숙해지고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좋아진 것 같다”고 진단했다. 결국 브라질보다 ‘이기겠다’는 의지에서 앞섰다는 뜻이다.

그러나 한국은 10일 여자하키가 최강 호주에 4-1로 앞서다 4-5로 역전패한 게 두고두고 아쉬웠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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