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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New Beginnings’ 프로젝트 뜬다

입력 | 2008-01-12 02:56:00


美 한반도 전문가 11명 정책제안 그룹 결성

전작권 - FTA 등 이슈 양국 메신저 역할도

미국 행정부에서 한반도 문제를 담당했던 한반도 전문가들이 한국의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한미동맹의 회복과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새로운 시작(New Beginnings)’이라는 프로젝트를 출범시킨다.

이들은 이달 말 스탠퍼드대에서 한국 대선과 한미동맹을 주제로 연구모임을 가진 뒤 다음 달 한국을 방문한다. 서울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한국 정부, 학계, 언론계의 한미 관계 전문가들과 만나 의견을 청취하고 토론을 벌인 뒤 채택하는 정책제안서를 조지 W 부시 행정부와 민주, 공화 양당의 주요 대선 후보 캠프에 전달할 계획이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재검토, 자유무역협정(FTA) 등 양자 간에 이견이 빚어질 수 있는 이슈에 대해 서로의 진심을 전달해 주는 메신저 역할도 맡을 계획이다.

특히 이들은 2001년 부시 행정부 출범 직후 양국 간에 빚어진 갈등이 재발되지 않도록 올 11월 미국 대선 이후 새로운 양국 정부 사이의 이해를 높이기 위한 종합보고서를 낼 계획이다.

‘새로운 시작’은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소장 신기욱 교수)와 코리아소사이어티(회장 에번스 리비어)가 중심이 돼 추진하고 있다.

신 교수와 리비어 회장 외에 마이클 아머코스트 전 국무부 차관, 스티븐 보즈워스, 토머스 허버드 전 주한 미국대사, 돈 오버도퍼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 소장, 찰스 프리처드 전 국무부 대북특사, 로버트 칼린 전 국무부 동북아정보팀장, 빅터 차 전 백악관 보좌관, 데이비드 스트로브 전 국무부 한국과장, 대니얼 스나이더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소 부소장 등 11명이 참여하고 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동맹 회복 절호의 기회 놓치지 말아야”▼

■ ‘새로운 시작’ 주도 신기욱 - 리비어 인터뷰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한미동맹을 회복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습니다. 이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한국의 새 정부 출범과 미국의 대통령 선거 등 전환기를 맞아 한미동맹의 회복과 창조적 도약을 목표로 한 프로젝트 ‘새로운 시작’ 연구모임을 결성한 에번스 리비어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과 신기욱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소장을 11일 각각 전화 인터뷰했다.

리비어 회장은 ‘새로운 시작’이라는 명칭에 대해 “양국 모두 순차적으로 새로운 리더십을 갖추게 되는 이 시점이 동맹관계를 새 결의와 논리로 발전시킬 기회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수년간 양국 모두 노력을 많이 했지만 여러 이슈에서 이견을 보인 게 사실입니다. 양국 지도부 간에 오해와 불신이 있었죠, 그리고 한국 사회 내부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미국은 20, 30년 전의 눈으로 동맹을 바라봤습니다. 동시에 9·11테러 이후 미국의 정치리더십이 얼마나 극적으로 변했는지에 대한 한국의 이해도 부족했습니다. 불행한 사건(여중생 미군 장갑차 압사 사건)도 미묘한 시기에 정치적 폭풍을 일으켰지요.”

리비어 회장은 한국의 새 정부 출범에 대한 미국의 반응을 5년 전 노무현 정부 출범 직전과 비교해 달라는 질문에 “대북정책을 놓고 한미 간의 차이가 예전 같지 않으며 한국의 정치적 변화에 대한 미국의 이해가 훨씬 깊다. 분위기가 좋고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를 놓고 이견이 빚어질 가능성에 대해 그는 “‘새로운 시작’ 멤버들이 한국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이를 현 미국 행정부, 더 나아가 새로운 미국 행정부에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이해하는 바로는 미 행정부는 이 문제가 결론지어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맹관계에서 중요한 건 파트너의 의견을 진지하게 경청하는 겁니다. 파트너가 불편해하는 게 있다면 신중하게 역지사지해 보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신 소장도 “구체적 정책이나 양자 간 현안을 놓고 이견은 계속 있을 수 있지만 양국의 새 지도자들은 여론과 정서의 기조를 긍정적인 것으로 바꿔놓고 조율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소장은 “과거의 부담에서 자유로운 양국의 새 정부는 새로운 전망을 갖고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양국 모두 새로운 정부의 출범은 동맹의 새로운 출발을 위한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고 기대했다.

그는 “조지 W 부시 행정부와 노무현 정부 아래서 한미관계가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것은 비밀이 아니다”며 “두 지도자가 나름대로 열심히 했지만 지도자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항상 좋지만은 않았고 여론과 정치적 현실로 인한 제약도 컸다”고 돌아봤다.

각각 미국 서부와 동부에서 한반도 전문가 그룹을 주도하고 있는 신 소장과 리비어 회장은 “‘새로운 시작’의 출범은 미국의 새로운 리더들에게 동맹의 특별한 중요성과 한국의 정치 경제 변화를 이해시키고 정교한 시각을 갖게 하는 데 가장 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또 “미국은 한미동맹이 안보동맹, 한반도 내에서의 협력뿐만 아니라 더 넓은 지평으로 확대될 수 있기를 바라고 있고 전망을 공유할 많은 분야가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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