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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세계 당뇨병의 날…30-60-70대 환자 3인의 관리법

입력 | 2005-11-14 03:00:00

삼성서울병원 당뇨인의 모임인 샛별회 최종철 회장(가운데) 등 회원들이 이 병원 내과 김광원 교수(오른쪽에서 두 번째)를 만나 당뇨병 관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제공 삼성서울병원


《14일은 세계 당뇨병의 날이다. 당뇨병은 생활 수준의 향상과 함께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질환이다. 현재 국민 10명 중 1명은 당뇨병 환자일 만큼 심각하다. 그러나 당뇨병이 생겨도 올바른 식생활과 운동을 꾸준히 하면 정상인과 거의 같은 생활을 할 수 있다. 한국당뇨협회와 삼성서울병원 당뇨인의 모임인 샛별회에서 당뇨 관리를 잘하는 3명의 환자를 추천 받았다. 30세 젊은이와 60세의 장년, 또 당뇨병 합병증이 생긴 70대 노인이다. 이들은 어떻게 당뇨병 관리를 하고 있을까.》

▽운동으로…▽

○회사원 유문호(가명·30·서울 동작구 사당동) 씨

“당뇨병요, 전 운동으로 이겨내고 있습니다.”

9년 전 당뇨병 진단을 받은 유 씨는 일주일에 3, 4번은 헬스장에서 사는 근육맨. 이곳에서 웨이트트레이닝, 달리기를 1, 2 시간 한다. 주말엔 도봉산과 관악산에 자주 오른다. 최근엔 주말마다 한강변을 따라 인라인스케이트를 3, 4시간 탄다.

유 씨는 “근육량을 늘리면 근육이 혈당을 사용하게 되므로 자연히 혈당을 떨어뜨리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 덕분에 9년 전에 비해 인슐린 주사량을 30% 정도 줄였다.

또 유 씨는 “운동은 일부러 아침에 하고 있다”며 “저녁에 맞은 인슐린의 효력이 다음 날 아침엔 거의 떨어지므로 운동을 하면 인슐린의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새벽에 운동을 하면 당뇨병 환자에게 잘 생기는 저혈당 위험이 거의 없다는 것이 유 씨의 설명. 그러나 유 씨는 저혈당에 대비해 주머니 속엔 항상 사탕을 가지고 다닌다.

“당뇨병에 좋다는 음식은 일부러 찾지 않아요. 과식을 피하며 자장면과 같은 면류는 혈당을 급격하게 높이기 때문에 밥과 국 채소 위주로 먹는 편입니다.”

▽식이요법으로…▽

○삼성서울병원 당뇨환자 모임인 샛별회 회장 최종철(60·서울 관악구 신림동) 씨

“당뇨병은 먹는 양을 철저히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지요.”

최 씨는 당뇨병으로 진단받은 뒤 11년이 지났지만 합병증 없이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

최 씨는 “당뇨병으로 진단받고도 처음엔 관리를 못하다가 6년 전 병원에서 실시한 3박4일 당뇨 캠프를 다녀와서 구체적인 관리를 할 수 있었다”며 “아내와 같이 간 당뇨 캠프에서 한 끼 먹을 밥도 저울로 재면서 직접 배운 강좌가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키 160cm에 몸무게가 63kg인 그는 하루 섭취량 1800Cal를 철저히 지킨다. 보통 먹는 식품을 곡류, 과일, 지방, 우유, 야채, 어육 등으로 나눠 섭취한다. 최 씨의 경우 곡류는 560g 정도 섭취한다. 아침에 140g, 점심, 저녁은 각각 210g 섭취하는 식이다.

만약 결혼식장 등에서 빵이나 인절미 등을 먹게 되면 그만큼에 해당하는 식사량을 줄인다. 즉 인절미 3, 4개를 추가로 먹으면 곡류 70g을 줄이는 습관을 들였다. 운동은 승마와 탁구 수영 등을 즐기고 있다. 하루에 40분 정도 빨리 걷는 것도 잊지 않는다.

“주위에 당뇨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 참 많아요. 그런 사람들과 모임을 가지는 것을 적극 추천합니다. 서로 정보 교환도 하고 친밀감도 다질 수 있어 일석이조입니다.”

▽청결유지로…▽

○한국당뇨병협회 회원 이기호(가명·70·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씨

“다리요. 매일 깨끗하게 씻어주는 것이 중요하지요.”

이 씨는 당뇨병과 더불어 산 지 37년. 현재 당뇨병 합병증이 많이 왔다. 10년 전에는 당뇨성 신부전증 때문에 남동생에게 신장 이식을 받았다. 또 8년 전엔 뇌중풍이 와서 오른쪽 팔다리 마비가 생겼다. 현재 오른쪽 발가락 4, 5번째는 관리 소홀로 염증이 생기는 바람에 절단했다. 현재 발에 대해선 철저히 관리 중이다. 매일 오후 7∼8시 반신욕을 즐기면서 발 관리를 같이 하고 있다. 겨울엔 20분, 여름에 15분 정도 반신욕을 하면 등줄기에 땀이 쏟는다.

이 씨는 “비누와 물로 씻은 다음 철저히 닦는 것이 중요하다”며 “발에 때가 끼지 않도록 잘 닦은 다음 촉촉하도록 로션을 발라 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 씨는 오른쪽 팔다리 마비로 인해 운동을 많이 못하는 편이다. 그 대신 실내에서 상체 스트레칭을 한다. 아침엔 근린공원에서 40분 정도 천천히 걷는 운동도 빼먹지 않는다.

“어차피 당뇨병은 죽을 때까지 함께 가는 질환입니다. 병을 사랑하세요. 그러면 이 때문에 생길 수 있는 스트레스는 줄어들 겁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주치의 조언

삼성서울병원 내과 김광원 교수

당뇨 관리 원칙은 세 가지다. 첫째는 식사를 거르지 않고 양을 일정하게 골고루 먹는 것이다. 식사량이 많다 적다는 본인 체중의 변화를 보면 알 수 있다. 체중이 표준체중보다 계속 늘어난다면 식사량이 많은 것이므로 줄여야 한다.

두 번째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다. 일주일에 3, 4번, 한 번에 한 시간 정도가 적당하다. 운동 강도는 등에서 땀이 촉촉하게 날 정도면 된다. 운동 시간은 원칙적으로 식후 1, 2시간 내에 하는 것이 좋다. 공복 상태의 아침, 저녁 시간에 운동하는 것은 피한다. 저혈당에 빠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스트레스가 많은 생활을 피하는 것이다. 신경을 많이 쓰는 일은 혈당을 올리는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한다.

유문호 씨의 운동량은 혈당조절만을 위하는 것이라면 지나칠 정도다. 또 근육량을 늘리면 근육이 혈당을 떨어뜨리는 인슐린 역할을 한다는 것은 의학적인 근거가 없다. 유 씨처럼 아침에 운동하면 저혈당이 생길 수 있다. 그 대신 사탕 준비 등 저혈당에 대비하는 자세는 훌륭하다. 탄수화물은 종류를 크게 구분할 필요가 없다. 중요한 것은 천천히 먹는 것이다. 즉 자장면을 먹더라도 ‘후루룩’ 먹는 것보다 천천히 오래 씹어 먹으면 큰 문제가 없다.

최종철 씨는 당뇨관리 지침에 따라 잘 생활하고 있는 것 같다. 이 때문에 당뇨병의 합병증도 없이 잘 지내고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많아질수록 식욕 부진이 올 수 있다. 먹고 싶은 것만 먹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영양 불균형이 자주 온다. 특히 비타민이나 칼슘이 부족한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음식을 골고루 먹는 것이 중요하다.

이기호 씨는 당뇨병 합병증이 온 전형적인 경우다. 당뇨병 환자에게 있어 뇌중풍이나 심근경색은 일반인에 비해 3, 4배 높다. 이 씨처럼 신장에 합병증이 생기기도 한다. 또한 언덕을 올라갈 때 평소와는 달리 가슴이 답답하거나 숨이 찬 느낌이 든다면 심장 상태를 병원에서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이 씨는 다리 관리를 비교적 잘하고 있지만 발의 감각이 많이 떨어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 다리에 심한 염증이 생기는 당뇨병성 족부질환을 예방하려면 수시로 발의 상태를 눈으로 직접 관찰해야 된다. 이때 화상 예방을 위해 물은 미지근한 것을 사용한다. 당뇨병 환자는 발에 염증이 생기면 바로 병원에 가는 것이 좋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