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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판 구글 프로젝트 시동…6개국 디지털도서관 설립 추진

입력 | 2005-05-18 18:26:00


《유럽권의 주요 장서들을 데이터베이스화하는 대형 디지털도서관 건립 계획이 유럽연합(EU) 차원에서 구체화되고 있다. BBC뉴스 등 주요 해외 언론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6개국 문화부 장관과 800여 명의 예술가들은 최근 프랑스 파리의 코메디 프랑세즈에서 모임을 갖고 EU 중심으로 디지털도서관 설립을 적극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 회의에서 문화부 장관들은 디지털도서관 헌장을 제정하고 문화적 특성을 살린 시청각 자료와 서비스 상품을 구축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유럽판 디지털도서관 건립 계획은 지난해 12월 인터넷 검색업체 구글의 디지털도서관 설립계획(일명 ‘프린트 서비스’)의 발표에 자극받은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의 제안에서 비롯됐다.

구글은 향후 10년 내에 하버드대 스탠퍼드대 옥스퍼드대 등 영미권의 5개 유명 대학의 장서 1500만 권을 디지털화해 온라인상에서 무료로 배포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시라크 대통령은 구글의 이 같은 계획이 실현될 경우 영어권 중심의 온라인 공간에서 유럽의 주요한 문학적 성과들이 미래 세대에 전달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우려해 유럽 차원에서도 유사한 프로젝트를 추진할 것을 프랑스 문화부 장관과 국립도서관장에게 지시했다.

‘온라인 문화주도권마저 미국에 넘길 수는 없다’는 시라크 대통령의 이런 주장에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헝가리 폴란드가 적극 호응했고 19개 유럽권 국립도서관들도 동참을 약속했다.

그러나 유럽판 디지털도서관 설립에 앞서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재원 확보. 구글 측이 10년간 2억 달러를 투입할 계획인 데 반해 EU의 자체 예산 중 도서관 건립에 전용할 수 있는 예술문화진흥기금은 극히 미미한 수준. 각국 간에 서로 다른 도서관 운영시스템을 해결하고 소장 도서와 자료를 통합 정리하는 일도 만만치 않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유럽의 디지털도서관과 구글의 대결이 결국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서영아 기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