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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軍 영아 집단 학살” 美의회 증언

입력 | 2002-02-22 18:00:00

'희생자' - 램지 맥도널드 영국 전 총리


“전시(戰時)에는 진실이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에 ‘거짓말이라는 경호원’이 필요하다.”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는 전시 흑색선전의 필요성에 대해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영국의 BBC방송은 20일 영국과 미국, 그리고 구 소련이 전시에 했던 갖가지 흑색선전의 사례들을 특집으로 보도했다.

▽“여론을 등에 업어라”〓미국이 이라크와의 걸프전을 준비할 당시 미 의회의 한 상임위원회에 젊은 쿠웨이트 여성이 나와 증언했다. 이라크 군인들이 쿠웨이트를 침공한 뒤 산부인과 인큐베이터에서 신생아들을 끄집어냈다는 것.

이라크인들의 비인간적인 처사에 미국인들은 치를 떨었다. 그러나 이 여성은 쿠웨이트 대사의 딸이었으며 증언의 신빙성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BBC는 미국이 이라크 전쟁에 대한 지지 여론을 확대하기 위해 이 증언을 연출했다고 지적했다.

▽“에이즈 확산의 주범은 미국”〓냉전 때 구 소련의 국가안보위원회(KGB)가 퍼뜨린 유명한 유언비어 가운데 하나는 미국이 제3세계, 특히 아프리카에 에이즈(후천성 면역결핍증)를 퍼뜨렸다는 것. ‘오지(奧地)를 찾는 미국인들은 아이들로부터 이식할 장기를 구하려는 사람’이란 소문도 KGB 작품이다. 이 소문으로 미국의 한 관광객은 과테말라의 마을에서 집단 린치를 당하기도 했다.

80년대 초 당시 알렉산더 헤이그 미 국무장관은 구 소련이 아프가니스탄, 라오스, 캄보디아에 살상용 화학약품을 살포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이를 ‘노란 비’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이 비는 벌들의 배설물인 것으로 드러났다.

▽1924년 영국의 ‘편지 사건’〓당시 소련의 국제부장이었던 그리고리 지노비예프가 영국 공산당에 편지를 보내 “무장투쟁을 하기 전에 먼저 협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대다수 노동자들의 경향부터 없애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해서 파문이 일었다. 이 일은 당시 램지 맥도널드 총리의 노동당 정부가 소련과 관계개선협정에 서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일어났기 때문에 영국민들의 반감은 고스란히 맥도널드 총리의 몫이 됐고, 결국 그는 다음 해 총선에서 패해 사임했다.

그러나 이 편지는 영국 국내정보국인 MI5의 한 요원이 만들어 언론에 흘린 가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