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법 형사항소4부(이재환·李載桓 부장판사)는 30일 미국에서 카지노 매니저로 일하면서 한국인들에게 거액의 도박자금을 빌려준 혐의(구 외국환관리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로라최씨(46·여)에 대해 유죄를 선고한 1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최씨가 도박자금을 수금한 뒤 한국에 거주하는 이모씨에게 이를 보관시키고 미국 교포에게 송금하도록 한 것은 최씨와 이씨 사이의 단순한 ‘지급’일 뿐 외국환관리법상의 ‘거래’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미국에 거주하는 최씨는 국내 거주자인 이씨가 돈을 환치기업자를 통해 미국으로 송금하는 과정에서 외국환관리법을 위반한 혐의의 공범이라고 볼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M호텔 카지노 매니저로 일했던 최씨는 한국인 원정도박꾼들에게 빌려준 도박자금 회수를 위해 97년 입국했다가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1년에 집행유예 2년 및 추징금 4억8400만원이 선고됐다. 97년 10월 1심 재판 직후 항소했던 최씨는 같은 해 11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3차례 공판에 참석했으나 재판부의 허가로 미국으로 되돌아간 뒤 재판에 불참해 왔다. 재판부는 4월 3개 선고기일을 동시 지정하고 최씨에게 소환장을 전달했으나 최씨가 끝내 입국하지 않자 이날 궐석재판을 진행했다.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