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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테러 대참사]"한국경제 내년 회복도 어렵다"

입력 | 2001-09-14 18:41:00


삼성경제연구소는 14일 미국 테러사태의 충격으로 한국 경제가 내년에도 회복세로 돌아서기 어려우며 장기적 침체 국면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또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이번 사태로 미국의 4·4분기(10∼12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증가율이 0.5%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에 대한 미국 기업들의 투자도 움츠러들기 시작하고 있다.

▽한국 경제 내년 회복 난망〓삼성경제연구소는 ‘미국 테러 사태가 국내외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한국 경제는 세계 경제의 불황, 유가 상승, 달러화 약세의 3중고를 겪으면서 더욱 심각한 불황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이번 사태 여파로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치인 2.8%를 밑돌 가능성이 높으며 특히 3·4분기(7∼9월)에는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생산비 상승과 원화가치 상승 등으로 기업 수지가 크게 나빠지고 주식시장 침체 등 금융시장의 불안과 물가상승으로 소비와 투자도 크게 위축되면 유가가 오를 경우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4%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4분기 성장률 0.5%대로 급락〓KIEP는 ‘미국 테러사태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및 대응’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미국 테러사태가 3·4분기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소비자 및 기업 심리, 주가 등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4·4분기에 본격적으로 나타나 실질 GDP증가율이 0.5%로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의 내년 실질 GDP증가율도 2.4%에서 2.2%로 낮아질 전망”이라며 “경제 주체들이 사태를 잘 수습할 경우 내년 2·4분기(4∼6월) 이후 회복 국면으로 전환할 수 있으나 미국이 취할 조치 전개 방향에 따라서는 미국 경제가 더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대미수출 주요 품목 동향 (단위:%)

품목

대미수출 비중

수출 동향 및 전망

반도체

26.1

-미국 현지 재고분이 4∼6주치로 단기 영향은 적음
-윈도 XP 출시(10월 25일 예정)에 따른 4·4분기 경기회복 불투명

컴퓨터

29.7

-항공통제 지속시 노트북컴퓨터 수출 차질 우려
-미국 내 PC시장 위축으로 4·4분기 수출확대 난망

휴대전화

35.5

-1주일 정도 재고 보유로 단기 대처는 가능
-소비수요 위축으로 4·4분기 수출에 악영향

자동차

42.2

-3개월분 현지 재고가 있어 단기영향은 없음
-미국 경기 회복 지연에 따른 수요감소 우려
-중소형차 수요는 증가 가능성

※대미수출 비중은 올 1-7월까지의 실적을 기준으로 한 것 (자료:산업자원부)



KIEP 보고서는 “특수부대 투입 등으로 사태가 조기에 수습될 경우 미국 경제의 피해는 그리 크지 않고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심각하지 않겠지만 사태가 장기화되거나 전쟁이 발발하면 공황 심리 만연과 금융시장 마비로 미국의 경기가 급속도로 냉각되고 경기 침체에 빠져들 것”이라고 밝혔다. 비관적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국제유가 및 금값이 오르고 달러가치가 약세로 전환돼 미국 경제 회복은 내년 하반기 이후, 심지어 2003년 이후로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

▽외자 유치 차질 가시화〓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해외 무역관을 통해 현지 투자자들과 접촉한 결과 미국에서는 이미 대한(對韓)투자를 결정했던 일부 투자자들이 계획 재조정의사를 밝히고 있으며 투자 상담 일정을 연기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G사는 최근 한국에 1200만달러의 투자 신고를 마쳤으나 투자에 공동참여하려던 3개사가 세계무역센터에 입주한 업체여서 투자 업무를 재개하는데 4∼5개월은 걸릴 전망이다.

KOTRA 조사 결과 경기도는 K프로젝트의 투자 자금이 1∼2개월 가량 입금 지연될 것으로 예상했고 경상남도는 B사 투자 유치건이, 법무법인 충무는 1억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건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각각 예상했다.

saraf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