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제14회 한국 국제 관광전(KOTFA)' 이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다. 행사에는 국내 15개 시 도 자치단체 및 관광관련업체, 세계 49개국의 243개 관광기관 및 업체가 참가했으며, 관람객 수만도 12만명이 되었다. 해외로 나가지 않고도 각국의 문화와 풍물, 토산품, 관광지를 쉽게 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관광교류 증진과 협력에 기여하는 '국제 관광 교역전' 이라 할 수 있는 행사였다. 특히 올해는 '한국 방문의 해' 인데다 월드컵을 앞두고 있어 한국을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그러나 우리측 행사내용은 예년과 크게 달라진 게 없었다. 우선 민속공연이나 캐릭터 상품이 전혀 눈에 띄지 않았다. 사물놀이, 풍물놀이, 부채춤 등 전통문화공연과 전통의상을 세계 각지에서 온 관람객에게 선보이는 행사도 없었다. 반면 괌이나 하와이는 민속공연, 민속의상 등으로 관람객의 발길을 잡았으며 일본은 각 현마다 음식, 특산품, 여행상품 등을 만화 캐릭터로 만들어 시선을 사로잡았다.
한국 행사장은 문화체험 이벤트도 부족했다. 관광객은 대체로 방문국의 문화체험을 즐기고 싶어한다. 그러나 경기 이천의 도자기와 강원도 카지노를 체험해 보는 것 외에는 특별한 이벤트가 없었다. 한국의 대표적 음식인 김치나 궁중음식 등을 직접 만들어 보거나 시식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오랜 역사 속에 살아 숨쉬는 전통풍습, 가락, 맛, 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소재들을 개발해 관광상품으로 세계인들에게 알리는 노력이 절실하다.
안내 직원들의 불친절도 문제였다. 한국측 안내원은 무뚝뚝하고 친절하지 못한 인상을 준 반면 일본의 각 현에서 파견나온 공무원들의 친절함은 깊은 인상을 주었다. 전체적으로 한국은 상품 개발과 홍보물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았으며 마케팅에 소극적이었다. 당연히 북적이는 외국전시관에 비해 한국전시관은 너무 한산했다.
지금부터라도 국가 이미지와 국내 관광산업 진흥을 위해 국제 관광전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개최국다운 면모를 갖춰야 한다.
조구현(서울보건대 교수·관광일어통역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