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대지진이 발생한 중미 엘살바 도르에 국제사회의 온정이 답지하고 있는 가운데 14일 현재 사상자가 36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외신들에 따르면 14일 밤까지 발생한 사상자는 사망 381명, 실종 1200여명, 부상 2000여명으로 나타났으며 실종자가 많아 사망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파손된 가옥이 2만4800여채나 되고 이재민도 1만1057명에 이르고 있다.
프란시스코 플로레스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관을 마련하기 어려운 피해자들을 위해 관 3000개를 기증해 줄 것을 콜롬비아 정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 대만 멕시코 과테말라에 이어 스페인 터키 프랑스 독일 스위스 등 유럽의 10여개국과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등 남미 국가들도 엘살바도르에 구조대와 구호품 지원을 약속하고 나섰다.
현지 경찰은 “가옥 180채가 매몰된 수도 산살바도르 서쪽 산타텔카 마을과 300여 가구가 통째로 매몰된 산살바도르 동쪽 라스콜리나스에서 특히 희생자가 많았다”고 전했다.
장비와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구조작업이 지연되자 수백명이 실종된 산타텔카 마을에선 주민들이 삽과 막대기를 들고 구조에 나서고 있다. 한 소방대원은 “엄청난 양의 흙더미가 집들을 덮쳐 더 이상의 생존자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1000여명의 실종자가 신고된 라스콜리나스에선 150구의 시신이 수습됐으나 100여 차례의 여진이 발생하는 바람에 구조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더구나 이틀이 지나도록 단 3명의 생존자만 구조되자 소방대원들도 절망하는 모습이었다. 한편 엘살바도르 주재 한국대사관의 손영만 부영사는 14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교민 305명의 지진피해 상황을 확인한 결과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교민들이 운영하는 의류 봉제공장의 일부 시설물이 파손됐다”고 밝혔다.지진 직후 폐쇄됐던 산살바도르 국제공항은 14일 오후 활주로 보수작업이 끝나 항공기 운항이 재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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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부, 10만달러 지원▼
정부는 최근 강진(强震)으로 큰 피해를 본 엘살바도르의 피해복구 지원을 위해 긴급재난구호금 5만달러와 5만달러 상당의 구호물품 등 총 10만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외교통상부가 15일 밝혔다. 이번 지진으로 ㈜대우 등 엘살바도르에 진출한 3개 한국기업체의 공장, 공관을 포함한 교민거주 주택의 일부 시설과 비품이 파손됐을 뿐 교민 305명의 인명피해는 없다고 외교부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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