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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국선 변호사 파업…법정 마비상태

입력 | 2000-12-13 18:31:00


프랑스 사법 사상 처음으로 전국에 걸쳐 3만5000여명의 변호사가 저소득층을 위한 무료 변론과 상담시 국가에서 지급하는 보수를 지금의 배로 올려줄 것을 요구하며 일제히 파업에 들어가 12일 프랑스 법정이 마비상태에 빠졌다.

변호사들은 지난달부터 지방별로 파업에 돌입했으며 이날 파리지역 변호사 1만5000명이 파업에 동참함으로써 보르도지역 곡물저장소 폭발사건 등 주요 재판은 물론 변호사 상담 업무가 거의 중단됐다.

파리항소법원 소속 변호사 400여명은 이날 검은색 법복 차림으로 촛불을 든 채 파리 교외 센생드니 민사법원 근처에서 시위를 가졌으며 보르도 중심지에서는 남서부 지역 변호사 1000여명이, 마르세유에서는 500여명이 각각 가두시위를 벌였다.

북부 릴에서는 변호사 637명이 정부가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을 경우 무기한 파업에 들어갈 것을 선언했으며 낭시 변호사회는 18일까지, 남서부 포 변호사회는 15일까지, 지난달 13일부터 파업에 들어간 앙굴렘 변호사회는 22일까지 각각 파업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무료변론 등을 맡는 국선 변호인은 현재 사건 당 570프랑(약 9만3000원)의 보수를 국고에서 지급 받고 있다. 파리변호사협회 프란시스 테갱 대변인은 “프랑스의 국선 변호인 보수가 영국의 10분의 1 수준 밖에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프랑스에서는 매년 70만명의 저소득층이 고용분쟁, 이혼 등 각종 민사소송에서 국선변호인의 도움을 받고 있다.

clai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