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오리온스가 시즌 막판 꿈같은 3연승을 거두며 이날 경기가 없었던 공동 6위 LG 세이커스와 골드뱅크 클리커스에 반게임차로 따라붙었다.
동양은 24일 대전에서 열린 선두 현대 걸리버스와의 원정경기에서 ‘토종 트리오’ 이세범(14득점) 전희철 조우현(이상 13득점)의 고른 활약에 힘입어 예상을 뒤엎고 99-81로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동양은 SBS 스타즈와 승차에선 동률을 이뤘으나 승률에서 0.004로 앞서 8위로 뛰어올랐다.
6위와 9위의 승차는 불과 반게임. 플레이오프 6강 티켓을 향한 중위권팀의 피를 말리는 싸움은 다음 주말의 시즌 최종전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날 경기는 동양에 ‘또 한번’의 운이 따랐다.
1쿼터 3분2초가 지났을 때 현대 ‘괴물센터’ 로렌조 홀의 팔꿈치에 얼굴을 정통으로 얻어맞은 동양 가드 이인규의 코에선 피가 흘렀고 현대 신선우감독은 홀을 빼는 것으로 ‘사과’의 뜻을 전했다.
결국 홀은 4쿼터에 가서야 2점을 올리는 데 그쳤고 동양은 2쿼터에만 22-8로 앞서는 등 홀이 빠진 코트를 마음껏 휘젓고 다녔다.
동양은 시즌초인 지난해 11월14일 현대와의 1차전에서도 전희철이 홀과 부딪쳐 이마가 찢어진 뒤 붕대를 감고 계속 뛰는 투혼으로 90-83으로 이겼었다.
현대는 맥도웰이 7개의 리바운드를 추가해 통산 1900리바운드를 채우며 클리프 리드(전 SBS·1893개)의 기록을 깼지만 이날 패배로 홈 10연승 신기록 행진이 중단되는 아픔을 겪었다.
부천에선 5위 기아 엔터프라이즈가 꼴찌 신세기 빅스를 83-76으로 꺾고 3연승, ‘플레이오프 안정권’을 향한 순항을 계속했다.
기아는 강동희가 18점 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경기를 주도했고 무릎부상중인 대체용병 루카스가 13점에 15리바운드를 따내는 발군의 활약을 보였다.
이로써 기아는 남은 3경기를 모두 이길 경우 자력으로 5위를 확보하고 2승1패만 거둬도 플레이오프 진출을 넘볼 수 있게 됐다.
중위권 혼전으로 관심밖으로 밀려난 수원경기에선 3위 삼보 엑써스가 4위 삼성 썬더스에 86-80으로 승리했다.
삼보는 양경민이 모처럼 3점슛 3개 포함해 24득점을 올렸고 제런 콥(20득점)과 허재(16득점)가 뒤를 받쳐 3연승을 달렸으며 막판 부진에 빠진 삼성은 올시즌 자신의 최다연패 기록인 5연패의 나락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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