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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날씨/17일]나그네가 되고 싶은 날

입력 | 1999-04-16 19:58:00


흐린 날씨다. 어디론가 떠나기에는 맑은 날보다 흐린 날이 오히려 좋다는 사람도 많다. 특히 바다는 더욱 그렇다. 봄바다에 이르면, 바다 내음에 취하고 후두둑 동백의 낙화 소리에 취하지 않을까.

‘나무탁자 위에 놓인 숭어회/고통은 얇게 썰릴수록 아름다운 것일까/노을빛 나는 숭어의 속살/내 몸 속으로 들어간 숭어떼는/어느새 내 몸 밖으로 빠져나와/술 취한 나를 이끌고/다시 바다로 돌아간다/접혔던 물길이 열리어/그 사이를 나도 걸어간다’(주창윤의 ‘낙산에서’ 중).

전국이 맑은 후 구름이 많이 끼겠다. 제주도 지방은 낮 한때 약간의 비. 아침 5∼14도, 낮 18∼25도.

〈이광표기자〉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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