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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하일지판 아라비안 나이트(649)

입력 | 1998-02-24 07:37:00


제10화 저마다의 슬픈 사연들 〈117〉 백부님은 사촌 오빠와 저 사이를 굳이 갈라놓으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두 사람은 장차 부부가 될 사이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 두 사람은 아무 거리낌없이 함께 놀았고, 한 이불 속에 들어가 자기도 했습니다. 심지어는 둘 다 벌거숭이가 된 채 목욕탕에 들어가 함께 목욕할 때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함께 어울려 지냈지만 우리 사이에는 사촌 남매간 이상의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저는 사촌 오빠를 그저 사촌 오빠로만 여겼을 뿐 남자로 간주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저의 마음 속에는 오직 바그다드에 있는 제 쌍둥이 오빠 뿐이었습니다. 따라서 저는 한 이불 속에 들어가 사촌 오빠의 팔을 베고 자면서도 그저 사촌 오빠의 친절에 고마움을 느낄 뿐 남녀간에 느끼는 애정 같은 것은 눈곱만큼도 느끼지 않았습니다. 사촌 오빠의 애틋한 보살핌을 받으며 백부님 댁에서 지내는 동안 어느덧 오년이란 세월이 흘렀고, 세월과 함께 저는 날로 성숙해 갔습니다. 젖가슴은 더없이 풍만해지고, 허리는 잘록해지고, 엉덩이는 크고 둥글어지고, 다리는 매끈하고 날씬해졌습니다. 어떤 남자가 보아도 연정을 금치 못했을 그런 아름다운 처녀로 자라난 것입니다. 그러나, 사촌 오빠에 대한 제 감정은 언제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사촌 오빠는 그저 자상한 사촌 오빠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따라서 저는 과년한 처녀가 된 뒤에도 흡사 철없는 어린 계집아이처럼 아무 거리낌없이 사촌 오빠의 팔을 베고 한 이불 속에서 자기도 하고, 함께 목욕탕에 들어가 목욕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사촌 오빠는 달랐습니다. 오년 전에 제가 처음 카이로에 도착했을 때부터 사촌 오빠는 저에게 반하여 마음 속 깊이 저를 사랑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그는 나이 어린 제가 혹시나 마음에 상처를 받지나 않을까 해서 자신의 욕정을 애써 억누르며 제가 좀더 성숙해져서 제 스스로 그에게 욕정을 느끼게 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제가 성숙한 여자로서의 아름다움을 한껏 발산하기 시작하자 저를 향한 연정은 더욱 그를 괴롭히게 되었고, 그런데도 제가 아무런 반응도 나타내지 않자 그는 점차 초조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사촌 오빠는 제 속에 깊이 잠자고 있는 욕정을 깨워보려고 했습니다. 저를 껴안고 제 뺨과 목덜미에 입을 맞추는가 하면, 다정스레 저를 애무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의 그러한 행동을 예사롭게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저는 아무런 특별한 반응도 나타내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되자 사촌 오빠는 더욱 초조해졌고, 그래서 그는 더욱 격렬하게 그런 행동을 해보이기도 했습니다. 저의 젖가슴을 어루만지기도 하고, 사타구니 사이를 애무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럴 때면 저는 가볍게 사촌 오빠를 밀어내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아이, 오빠! 장난치지 마! 간지럽단 말이야.” 제가 이렇게 말하면 사촌 오빠는 몹시 의기소침해져서 더이상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시무룩한 표정으로 아무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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