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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선조들의 여유와 슬기 배우자

입력 | 1997-12-31 18:02:00


▼호랑이의 원산지는 한국과 만주 시베리아 일대다. 그중에서도 백두산 주변에 사는 호랑이가 가장 용맹이 뛰어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호랑이는 우리 국토 전역에 걸쳐 서식했다. 조선조 헌종때 기록을 보면 각 고을에 호랑이가 자주 출몰해 사람들이 밤나들이를 할 수 없을 정도라는 내용이 나온다. 호랑이가 인가에 나타나 사람을 물어간 사건을 선조들은 호환(虎患)을 당했다고 표현했다 ▼옛 사람들에게 호랑이는 두렵고 무서운 존재였음에 틀림없다. 그러나 당시 민중문화에 나타난 호랑이의 모습은 맹수의 이미지 보다는 우리와 친근한 동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다. 옛 설화에서 호랑이는 곧잘 토끼나 여우의 꾐에 넘어가는 어수룩한 동물로 등장한다. 민화 속의 호랑이도 장난기 많고 익살스럽게 그려지곤 했다. 여기에는 공포의 대상을 해학이나 역설로 극복하려는 선조들의 지혜가 담겨 있다 ▼호랑이해인 무인년(戊寅年)새해가 밝았다. 새로운 한 해를 맞는 설렘이나 기대보다는 불안과 걱정이 앞서는 새해 아침이다. 앞날이 불확실하다고 해서 움츠러들거나 위축될 필요는 없다. 새해 첫날을 기분좋게 시작하면 그 해의 일이 잘 풀려나간다는 말이 있다. 보다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의 첫 해를 호랑이해로 맞으면서 호랑이와 더불어 살아온 민족답게 그 강인함과 민첩함을 실천할 일이다 ▼호랑이는 동작이 무척 빠르며 이동할 때 거의 소리를 내지 않는 등 용의주도하게 행동한다. 일단 먹이사냥에 나서면 5,6m를 거뜬히 뛰어오르고 10m 아래를 간단하게 뛰어내리는 능력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힘과 용기만으로 국난을 극복하기는 어렵다. 인명을 위협하는 호랑이마저도 유머의 대상으로 삼았던 우리 선조의 여유와 슬기를 조화시켜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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