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백50㎞ 강속구 스트라이크처럼 깨끗한 한 표를 던지겠습니다』 올해 처음으로 대선 투표장에 등판하는 프로야구 OB베어스의 고졸 2년생 투수 박명환(朴明桓·20)선수의 짧고도 단호한 다짐이다. 신인급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국내 프로야구 선수중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박명환은 이번 대선 투표장에서도 빠르고 정확하게 한표를 던질 작정이다. 『사실 처음하는 투표라 긴장이 돼요. 마치 지난해 프로무대에 들어서 첫경기에 등판할 때처럼 떨리기도 하고요』 박명환은 자신의 손으로 21세기를 이끌어갈 대통령을 뽑는다는 것이 다소 멋쩍다는 표정이다. 『지난해 총선 때 만해도 사실 정치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던 게 사실이에요. 그냥 부모님이 하시는 말씀을 한 귀로 듣고 다른 한 귀로 흘려 버리는 게 전부였죠』 박명환은 그러나 자신에게 주어진 자랑스런 한표를 후회없이 사용하기 위해 최근 정치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스포츠면만 보던 신문도 이제는 머릿기사에서 정치면까지 꼼꼼히 읽는다. TV뉴스도 챙기고 가끔씩은 시사잡지도 읽는다. 『우리나라를 위기에서 구할 수 있는 「소방수(구원투수)대통령」을 뽑고 싶어요. 야구에서도 항상 위기가 있게 마련이죠. 선동렬 선배처럼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는 「특급 소방수」가 우리나라 정치에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해요. 박명환은 좋은 감독 밑에서 좋은 팀이 나오듯 훌륭한 대통령이 훌륭한 나라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하지만 정치에 대해 알게 될수록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야구에서는 자신의 욕심을 버리고 팀을 위해 공을 던진다고 생각할 때 비로소 좋은 공을 던질 수 있어요. 잘은 모르지만 정치도 마찬가지일 것 같아요. 정치인들이 욕심을 버리고 진정으로 우리나라 전체를 위한다는 생각으로 페어플레이를 한다면 우리나라도 금방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위기뒤에는 찬스가 오게 마련이잖아요』 박명환은 스포츠 분야에 애정을 갖고 지원해줄 수 있는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기를 바란다는 소망을 밝히는 것도 잊지 않았다. 〈박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