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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화가 전혁림, 팔순에도 용솟음치는 色

입력 | 1997-10-13 08:04:00


올해로 여든하나. 그러나 아직 젊다. 눈만 뜨면 그림을 그리고 머리속은 늘 새로운 생각들로 출렁거린다. 『아직도 기력이 있으니까…. 늘 새로운 아이디어가 용솟음쳐요』 경남 통영시 산양읍. 그곳에서 줄곧 고향을 지켜온 전혁림화백. 그가 자신의 작업실을 새롭게 꾸몄다. 하나는 2층 또하나는 단층. 예전보다 훨씬 넓어졌다. 뒤로는 야산이고 앞으로는 남해바다. 새로운 분위기는 새로운 각오를 던져주는 것일까. 그는 『지금까지 하지 못했던 새로운 것들을 찾아 예전보다 더욱 왕성하게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전화백의 시력과 청력이 전보다 더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시골엔 산 바다 바람 하늘 까치, 그런 것들만 있어요. 문화가 없어요. 그래서 스스로 문화를 만들어가며 살아야해요. 자기세계가 없으면 무료해지기 쉽죠』 서울 부산을 떠돌다 70년대 중반부터 줄곧 고향에 묻혀 살아온 그는 특정사조나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를 구축해왔다. 전화백이 주로 사용하는 소재는 한국적 숨결이 살아있는 민화 단청 벽화 장식등.이를 소재로 원색을 주로 사용해 민족고유의 색채를 찾아낸다. 그는 자신이 늘 바라보는 바다빛깔인 파랑색을 비롯해 원색을 자유자재로 구사, 「색채화가」로 불린다. 감색과 붉은벽돌색 초록 등의 짙은 색조에 밝고 엷은 파스텔색조, 그리고 파랑 연노랑 분홍…. 평론가들은 전화백을 한국의 민족적인 문화유산을 가장 일관성있게 현대화하여 성공한 작가라고 평가한다. 평면뿐 아니라 입체작업에도 관심을 보이는 등 작업의 폭도 넓다. 평면으로는 풍경화 인물화 정물화 추상회화, 입체로는 오브제 도자기 목조등이 있다. 종류는 다양하지만 이들 작품속에는 일관되게 한국적 요소가 스며있다. 전화백은 한때 중단한 도자기작업을 위해 새작업실에 가마터를 새로 설치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 21일∼11월1일 서울 선화랑(02―734―0458)에서 열리는 전시회준비로 바쁘다. 94년 동아일보초 대전이후 3년만에 갖는 서울전. 이 전시회에는 금년에 그린 신작을 중심으로 10호에서 1백호에 이르는 회화 30점이 선보인다. 〈송영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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