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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쾌한 홈런만큼이나 속이 후련한 삼진. 미국과 일본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는 박찬호(24·LA다저스)와 선동렬(34·주니치 드래건스)이 삼진을 솎아내는 장면은 무더위를 싹 가시게 할 만큼 시원스럽다. 그러나 올시즌 이들의 탈삼진 기록을 보면 라이벌 노모(다저스)나 사사키(요코하마)와 꽤 차이가 난다. 이유는 무엇일까. 선동렬은 지난 19일까지 51.1이닝 동안 삼진 56개를 솎아내 1이닝 평균 1.1개의 탈삼진을 기록중이지만 사사키는 48이닝 동안 선동렬보다 25개가 많은 81개로 1이닝 평균 1.69개를 마크하고 있다. 88년부터 4년 연속 한국프로야구 탈삼진왕에 올랐던 선동렬과 92, 95, 96 센트럴리그 구원왕 사사키의 공통점은 1백50㎞대의 빠른 직구를 던질 수 있는 투수라는 점. 그러나 선동렬이 바깥쪽으로 휘는 슬라이더가 주무기라면 사사키는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낙차 큰 포크볼이란 점이 다르다. 선동렬은 최근 시속 96㎞의 느린 체인지업을 구사하고 반포크볼, 싱커 등 변화구를 개발해 던지고 있지만 위기에선 여전히 직구를 고집하고 있다. 때문에 단타만을 노리고 배트를 짧게 잡고 나서는 일본 타자들에게 직구는 커트당하고 옆으로 휘는 슬라이더는 헛스윙보다 파울볼이 자주 일어 나게 된다. 최근 일본 심판들이 선동렬에게 더욱 까다로운 스트라이크존을 적용하고 있는 것도 한가지 원인. 지난 6일 히로시마전에서도 결정적인 승부구가 볼로 판정받는 바람에 패전의 멍에를 썼던 것이 그 예다. 때문에 선동렬은 올시즌 심판의 판정을 믿고 삼진을 고집하느니 차라리 맞혀 잡겠다는 생각으로 아예 투구 내용을 바꿨다. 한편 19일 현재 박찬호는 1백18이닝 동안 1백29개의 탈삼진(1이닝 평균 1.09개)을 기록중이며 노모는 1백64.2이닝 동안 1백87개(1.13개)를 솎아냈다. 물론 스피드에선 박찬호가 노모를 압도하지만 승부처에서 타자를 현혹시킬 수 있는 뚜렷한 변화구가 없는 반면 노모는 폭포수처럼 떨어지는 포크볼을 구사한다는 점이 그 원인으로 꼽힌다. 〈이 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