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답지 않은 집중호우였다고는 해도 40∼1백60㎜ 남짓한 비에 전국 곳곳에서 비피해가 속출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저지대 주택가와 도로가 침수되고 항공기와 연안 여객선 운항이 중단되는가 하면 하천 제방붕괴와 열차 탈선사고까지 났다. 고양 세계꽃박람회장도 야외주차장은 물론 실내전시관까지 물바다로 변해 국제적인 망신을 불러왔다. 배수시설 미비탓이라니 더욱 한심한 일이다. 때아닌 5월 물난리였지만 장마철 홍수때나 겪을 갖가지 피해가 거의 빠짐없이 일어났다. 이번 물난리는 올여름 수방대책을 미리미리 세우라는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수해예방은 사전대비 외에는 다른 대책이 있을 수 없다. 본격적인 6월 장마철까지는 40여일 밖에 남지 않았다. 해마다 이맘때면 당국에서는 수재위험지역 점검과 사고예방대책을 세운다고 법석이다. 그러나 수재(水災)에다 인재(人災)가 겹친 물난리는 해를 거르지않고 되풀이되고 있다. 홍수를 천재지변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아무런 예고없이 닥치는 것이 자연재해지만 미리 대책을 세우면 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지역별로 수해취약지역을 조사해 현장상황에 맞는 수방대책을 지금부터 서둘러 갖추어야 한다. 산사태 위험이 있거나 상습침수지역은 물론 교량 제방 축대 지하철과 대형공사장 등의 안전점검은 필수적이다. 신속하고 정확한 기상예보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아울러 수재가 났을 때 수재민 구호와 피해 복구작업에 차질이 없도록 구조구난체계의 정비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근본적인 치수대책을 세워나가야 한다. 우리가 겪고 있는 홍수피해는 인재의 요소가 너무 많고 또 구조적이다. 단기적인 수방대책과 함께 항구적인 수해예방대책을 강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