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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엽씨 서울서 첫밤…『남쪽과 손잡고 전쟁 막겠다』

입력 | 1997-04-20 20:08:00


黃長燁(황장엽) 전북한 노동당비서와 황비서의 심복인 金德弘(김덕홍)전 여광무역 총사장이 20일 오전11시40분경 「에어 필리핀」특별전세기편으로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귀순했다. 황씨와 김씨는 중국 북경(北京)주재 한국대사관에 피신해 망명을 신청한지 67일만에, 필리핀 체류 34일만에 이날 무사히 서울에 도착했다. 황씨가 서울에 옴으로써 북한의 핵개발여부 등 북한에 대한 각종 정보와 한국내의 친북한인사들 명단(소위 「황장엽 리스트」)등 민감한 사안에 대한 그의 향후 발언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황씨는 이날 공항에서 劉彰順(유창순)전국무총리등 환영객들과 간단한 인사를 나눈 뒤 임시기자회견장에서 미리 준비한 「서울도착 인사말씀」(도착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성명에서 『북한당국은 인민들이 굶어죽는 상태에서도 전쟁준비에 몰두하고 있다』고 폭로하고 『남쪽형제들과 손잡고 전쟁을 막아보는 길밖에 없다고 확신하게 되어 대한민국으로 오게 되었다』고 귀순동기를 밝혔다. 그는 이어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갈라진 조국의 어느 한 부분만을 조국으로 생각한 적이 없다』며 『늙은 몸으로 조국과 민족을 위한 조국통일에 조금이나마 이바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황씨 일행은 이날 공항에서의 공식행사를 마치고 곧바로 안기부에 들른 뒤 서울시내 안기부의 안가에서 간단한 건강검진을 받고 서울에서의 첫밤을 보냈다. 관계당국의 한 관계자는 『황씨가 서울생활에 적응할 때까지 당분간 본격적인 신문조사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발표, 황씨의 입국을 환영하고 중국과 필리핀의 협조에 사의를 표했다. 황씨와 김씨는 지난 2월12일 중국 북경주재 한국대사관에 망명을 신청했으며 韓中(한중)간 망명교섭을 거쳐 3월18일에 필리핀으로 가 한달여동안 임시체류했었다. 〈문 철·정연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