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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착시… ‘고용 없는 성장’ 현실로

반도체 착시… ‘고용 없는 성장’ 현실로

Posted June. 12, 2026 08:28,   

Updated June. 12, 2026 08:28


중동 전쟁이 장기화되며 지난달 취업자 수가 비상계엄 사태 이후 처음으로 감소 전환했다. 유례없는 반도체 호황을 맞아 수출을 중심으로 가파른 성장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제조업 취업자 수는 7년 3개월 만에 가장 많이 줄어들며 ‘고용 없는 성장(Jobless Growth)’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11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5월 취업자 수는 2912만 명으로 1년 전보다 4만 명 줄었다. 취업자 수가 감소한 것은 2024년 12월(―5만2000명) 이후 처음이다. 당시는 비상계엄 여파로 내수가 얼어붙고 연말 정부 일자리 사업이 종료된 영향을 받던 때다.

올해 2, 3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20만 명대로 늘었지만, 4월 증가 폭이 7만4000명으로 축소됐고, 지난달에는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고용률은 전년 대비 0.5%포인트 하락한 63.3%로 2개월 연속 하락세다. 지난달 고용률은 2021년 2월(―1.4%포인트) 이후 5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일자리가 감소한 건 중동 전쟁의 영향이 전방위 업종으로 확산하면서 여파가 뒤늦게 반영됐기 때문이다. 국내 고용 핵심 축인 제조업 취업자 수는 지난달 14만 명 줄어 2019년 2월(―15만1000명) 이후 최대 감소 폭을 보였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23개월 연속 줄었는데 지난달에는 감소 폭이 4월(―5만5000명)의 2배 이상으로 커졌다.

수출액은 매달 역대 최대를 경신하고 있지만, 고용시장은 여전히 위축된 상태다. 수출 증가세를 주도하는 반도체 산업의 고용 유발 효과가 상대적으로 낮아서다. 빈현준 데이터처 사회통계국장은 “제조업 취업자 가운데 반도체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4% 정도로 크지 않다”며 “식료품, 자동차 등의 취업자 감소 폭도 확대됐다”고 말했다.

건설업 취업자는 전년 대비 4만3000명 줄면서 2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 갔다. 중동 전쟁 이후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누적되며 4월(―8000명)에 비해 취업자 감소 폭이 크게 확대됐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중동 전쟁으로 고용 여건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청년층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제조·건설·농어업 등 업종별 부진이 심화하고 있다”며 “모든 부처가 각별한 경계심을 갖고 총력 대응해 달라”고 당부했다.


세종=김수연 sy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