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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글로벌 기술기업 협력하는 개방형 플랫폼으로 갈것”

“자율주행, 글로벌 기술기업 협력하는 개방형 플랫폼으로 갈것”

Posted May. 11, 2026 11:02,   

Updated May. 11, 2026 11:02


“자체 칩과 차량을 고수하는 테슬라와 달리, 여러 글로벌 기술 기업과 협력하는 개방형 플랫폼 모델이 비용 면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에서 만난 카사르 유니스 어플라이드 인튜이션 최고경영자(CEO)는 글로벌 자율주행 업계의 ‘개방형 생태계’ 구축을 강조했다. 개방형 생태계란 자동차 회사 한 곳이 기술을 독점 개발하는 방식이 아니라, 완성차·반도체·소프트웨어 운영사 등이 함께 플랫폼을 공유하고 협력하는 구조를 말한다.

어플라이드 인튜이션은 글로벌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핵심 기업으로 꼽힌다. 2017년 유니스 CEO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해 자율주행 가상시험·차량 운영체제(OS)에 중점을 두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상위 20곳 중 18곳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기업가치는 150억 달러(약 22조 원) 규모다.

자율주행과 관련해 테슬라가 설계부터 양산까지 모두 자체 수행하는 수직 통합 모델을 택했다면, 개방형 진영에서는 엔비디아 차량용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모델, 라이다(레이저 거리 측정 센서)·카메라, 완성차 조립이 한 묶음으로 맞물려 돌아간다. 어플라이드 인튜이션은 이들 부품을 가상 공간에서 미리 검증해 양산차에 맞도록 다듬는다. 외부 부품을 레고 블록처럼 끼워 맞추는 개방형 구조의 한가운데에 있는 셈이다.

어플라이드 인튜이션은 3월 엔비디아 권장 ‘레벨2+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파트너로 선정된 데 이어 같은 달 LG이노텍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LG이노텍 카메라·라이다·레이더가 이 플랫폼에 풀세트(완전한 묶음)로 탑재된 첫 사례다. 두 회사는 지난달 29일 드론·로봇 등 ‘피지컬 AI’까지 협력 범위를 넓혔다. 완성차 업계에서도 포르셰가 2024년 첫 투자자로 합류했고, 도요타·폭스바겐·닛산·제너럴모터스(GM)가 고객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유니스 CEO는 이런 협력이 비용 절감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상시험으로 초기 단계부터 센서 배치를 최적화하면 추가 센서를 덜 달아도 돼 차량 부품 원가를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국가별로 다른 규제·도로 환경에 맞춰 시뮬레이션 데이터를 제공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예측이 어려운 인도 도로부터 복잡한 서울 도심까지 시장마다 다른 주행 환경을 가상 공간에 그대로 옮겨 시험한다”며 “지역별 교통 흐름과 규제, 운전 습관처럼 데이터만으론 잡아내기 힘든 부분은 현지 고객사와 함께 작업해 채워 넣는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이런 개방형 분업 구조가 국내외 자율주행 양산 속도를 끌어올릴 것으로 본다. 특히 반도체·AI 모델·센서·검증 소프트웨어를 모듈처럼 결합하는 흐름 속에서 국내 부품·소프트웨어 업체가 글로벌 완성차에 합류할 길도 넓어지고 있다. 유니스 CEO는 “성숙한 산업일수록 수백 개의 제조업체에 걸친 수평적 접근이 비용 면에서 유리하다”며 “사회 자체가 각자 전문성을 갖고 의존하며 사는 생태계인 만큼 자동차 시장도 결국 그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