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가운데 한국 국적 유조선이 우회로인 홍해를 통과한 첫 사례가 나왔다.
해양수산부는 17일 사우디아라비아 서부 홍해 연안에 있는 얀부항에서 원유를 적재한 우리 선박 1척이 이날 홍해를 안전하게 빠져나왔다고 밝혔다. 원유 운송에 주로 활용하는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1척이 200만 배럴을 싣는 것을 고려하면, 국내 석유 하루 소비량(약 280만 배럴)에 가까운 원유를 이송하는 셈이다.
해당 물량은 사우디아라비아가 4∼5월 중 한국에 선적하기로 한 5000만 배럴 중 일부다. 한국은 매달 약 2800만 배럴의 사우디아라비아산 원유를 수입해 왔다.
홍해는 봉쇄된 호르무즈 해협을 대체할 원유 수송로로 지목돼 왔다. 2023년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충돌한 후 79건의 선박 피격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정부는 그동안 이란 지원 세력인 예멘 후티 반군의 활동 거점으로 선박 피격 위험이 큰 홍해 운항 자제를 권고해 왔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4일 국무회의에서 “조금만 위험이 있다고 (홍해 운송을) 금지시키면 국내 원유 공급은 어떻게 하느냐”고 한 뒤 홍해를 호르무즈 해협의 우회로로 활용하는 방안이 논의돼 왔다.
이 대통령은 이날 X(옛 트위터)를 통해 “관련 부처들이 원팀으로 움직이며 이뤄낸 값진 성과”라며 “특히 선원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축복 bless@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