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8일 ‘2주 휴전’에 전격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협상 시한을 불과 88분 남기고서다. 앞으로 2주간 미국은 이란 공격을 중단하고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기로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하고 즉각적인 개방’이 조건이라고 밝혔으나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이란군과의 조율을 통한 ‘통제된 통행’을 내세웠다. 양국 간 휴전 소식에 국제유가는 급락했고 세계 증시는 급등했다.
개전 38일 만에 이뤄진 휴전 합의로 미국과 이란도, 전 세계도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으나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 이번 합의는 출구를 찾지 못해 진퇴양난에 빠진 미국이나 ‘초토화’와 ‘문명 파괴’ 위협에 마냥 버티기 어려운 이란이나 일단 최악의 확전을 피하고 보자는 데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일 것이다. 하지만 당장 2주의 휴전 준수조차 보장하기 어려운 불안한 합의다. 이란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개방에 동의했다지만 군과의 조율이 어떻게 전개될지 미지수다. 이란은 ‘정부 따로, 군 따로’에다 혁명수비대까지 제각각인 경우가 많았다.
2주 휴전이 종전 합의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기도 어렵다. 핵농축 권리, 호르무즈 해협 관리, 전쟁 배상금 등 양국의 종전 조건은 그야말로 천양지차다. 이번 휴전 합의를 놓고도 미국과 이란이 서로 자기네 승리라고 자부하는 상황에서 뚜렷한 종전 없이 장기 소모전 양상으로 흘러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전쟁은 늘 예측 불가능하고 오판이 난무하기 마련인데, 트럼프 대통령의 변덕에다 이란 최고지도부의 불확실한 상황까지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초불확실의 미래를 앞두고 한국으로선 한숨 돌릴 틈이 없다. 오히려 더욱 숨 가쁘게 움직여야 할 때다. 당장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갇혀 있는 우리 선박 26척과 선원 170여 명이 안전하게 빠져나오도록 하는 일이 시급하다. 일시적으로 열린 ‘기회의 창’이 닫히기 전에 우리 정부와 민간의 역량을 총동원해 우리 선박의 안전한 통과를 이뤄내야 한다.
에너지 수급 노력엔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 묶여 있던 우리 유조선이 도착해도 이걸로는 턱도 없다.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할 수 있는 홍해 등 중동 원유의 대체 수송로 개척과 함께 호주 동남아시아 미국 등으로 에너지 공급선을 다변화하는 노력도 계속 추진해야 한다. 불확실성이 가실 때까지 위기관리 태세의 고삐를 늦춰선 안 된다.
アクセスランキン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