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텔레그램 마약왕’ 박왕열이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을 필로폰 운반책인 이른바 ‘지게꾼’으로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박왕열은 운반책을 이용해 국내뿐 아니라 아프리카 등 아시아 외의 국가로까지 마약을 수출하려 했다.
27일 법원 등에 따르면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한 남성은 필리핀에서 국내로 마약을 옮긴 혐의로 지난해 7월 징역 7년형을 선고받았다. 1심과 2심 판결문에 따르면 이 남성은 2024년 6월 1일 마약을 운반하기 위해 필리핀으로 출국했고, 마닐라의 한 숙소 로비에서 박왕열의 공범에게 1억4800만 원 상당의 필로폰 약 1480g을 건네받았다. 이는 약 4만9000명이 한 번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다음 날 한국에 도착한 이 남성은 인천국제공항 지하 3층 남자 화장실에서 다른 사람에게 곧바로 마약을 전달했고 그 대가로 200만 원가량을 받았다.
‘지게꾼’ 역할을 한 이 남성은 군 복무 중 전체 지능 지수 50 정도로 경도의 정신지체 및 적응장애 진단을 받아 군 복무 부적합 판정을 받고 전역했다. 전체 지능 지수란 전반적인 인지 기능을 나타내는 지표로 평균 점수는 100점이고 70∼79점은 경계선 지능, 50∼69점은 경도 지적장애로 분류된다.
이 남성과 필리핀에서 만난 박왕열은 다른 국가로 마약을 수출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두 사람이) 필리핀을 넘어 아프리카로의 마약류 수출 등에 관하여 논의한 정황이 발견되고 그 밖에 호주, 미얀마로의 마약류 수출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대화를 스스럼없이 나누기도 한 바 있다”고 밝혔다.
한편 박왕열은 이날 경기 의정부 의정부지방법원에서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했다. 앞서 경찰은 2019년부터 2020년까지 필로폰 약 4.9kg 등 시가 30억 원 상당의 마약을 유통한 혐의로 박왕열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박왕열이 송환 후 하루 정도 조사해 확인된 결과”라며 “더 많은 범죄 행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진영 goreal@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