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간) 중동산 원유의 핵심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운항을 위해 중국에 군함 파견을 거듭 압박하며 이달 말∼다음 달 초로 예정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연기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중국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90%의 원유를 들여온다”며 중국의 적극적인 참여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또 미중 정상회담까지 남은 기간을 거론하며 “2주는 긴 시간이다. (회담을) 연기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해협 봉쇄 장기화와 고유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조바심을 드러낸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또 이란산 원유를 대거 구매해 온 중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의 주요 수혜자인 만큼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중국이 이란과 외교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중국을 끌어들이는 게 호르무즈 해협 안정에 도움을 줄 것으로 판단했을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사저인 마러라고 리조트가 있는 플로리다주에서 워싱턴으로 복귀하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의 호위 연합 구성과 관련해 “약 7개국에 참여를 요구했고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거론한 한국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 5개국보다 2곳이 더 늘어난 것. 그는 국가명은 거론하지 않은 채 “우리가 지원을 받든 받지 않든 이것만은 말할 수 있다”며 “(참여 여부를) 우리는 기억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시 한번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운항을 위한 군함 파견 등에 대한 참여를 강하게 압박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FT 인터뷰에선 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언급하며 “(호르무즈 해협 안정 조치와 관련해) 응답이 없거나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내면 나토의 미래에 매우 나쁜 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장관도 15일 미 ABC방송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에너지 수혜를 누리는 국가의 가장 위에 “중국이 있고 일본, 한국, 아시아 모든 국가가 있다”며 “세계 여러 나라가 참여하는 광범위한 연합이 해협을 다시 열고자 협력하는 것은 상당히 논리적인 일”이라고 아시아 주요국의 참여를 촉구했다.
반면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6일자 사설에서 “누군가(미국)가 불을 질러 놓고 세계가 함께 불을 끄고 비용까지 나누어 부담하자고 요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이 이번 전쟁의 책임과 후폭풍을 다른 국가에 전가하려 하는 만큼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신진우 niceshin@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