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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침투 무인기 제작업체, 창업한 대학서 1년전 사라져

北침투 무인기 제작업체, 창업한 대학서 1년전 사라져

Posted January. 20, 2026 09:48,   

Updated January. 20, 2026 09:48


북한에 추락한 무인기를 두고 핵심 업체로 지목된 E사의 대표와 이사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군경 합동조사 태스크포스(TF)는 이들이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말을 맞췄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진상 규명에 착수했다. E사는 이미 1년 전 공식 사무실을 없애고 자취를 감춘 것으로 확인돼, TF는 이들이 제3의 장소에서 무인기를 제작했을 가능성도 수사 중이다.

19일 E사의 법인 등기상 주소로 기재된 서울의 한 대학 학생회관 학생창업지원센터 사무실에는 빈 책상만 놓여 있었다. 입주 기업 명단에도 E사의 이름은 없었다. 대학 관계자는 “E사는 2023년 8월 입주해 2024년 12월 퇴거했다”며 “학내 스타트업은 최대 2년까지 입주할 수 있는데, E사는 사무실 사용 연장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E사는 북한에 무인기를 날려 보냈다고 주장한 오모 씨가 이사를 지낸 업체다. 오 씨는 16일 언론 인터뷰에서 “지난해 9월과 11월, 그리고 올해 1월까지 총 세 차례 무인기 살포는 모두 내가 직접 했다”며 “E사 대표는 (무인기) 제작만 도왔을 뿐 북한으로 날릴 거란 사실은 알지 못했을 것”이라 주장했다. 무인기를 날린 시점이 E사의 공식 사무실이 폐쇄하고 수개월 후라는 점을 고려하면, 제3의 장소에서 제작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오 씨가 북한과 관련한 모든 무인기를 직접 날렸다는 주장도 검증 대상이다. E사 대표는 16일 무인기 제작에 관여한 의혹으로 경찰 조사를 받기 전 주변에 “지난해 11월 무인기를 내가 직접 날렸다”고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인에게 경찰에 출석하게 됐다고 밝히며 “경기 여주시에서 무인기를 띄웠으나 입력값 오류로 이륙 직후 추락했다”고 설명했다는 것이다. 당시 경찰은 군과 공조해 E 씨를 검거했지만 대공 혐의점은 없다고 판단해 항공안전법 위반 혐의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에 따라 이들이 처벌 수위를 낮추기 위해 ‘역할 분담’ 시나리오를 짰거나, 실제 비행 횟수가 알려진 것보다 많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여주에서 추락한 기체가 오 씨가 주장한 ‘11월 비행’과 동일 건일 경우, “E사 대표는 몰랐을 것”이라는 오 씨의 진술은 허위가 된다. 반대로 두 사람의 비행이 각각 별개라면, 해당 업체 측이 최소 네 차례 이상 무인기를 북한으로 날리려 시도했다는 결론에 이른다. 어느 쪽이든 ‘단독 범행’이라는 오 씨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게 된다.

박성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19일 기자간담회에서 오 씨의 주장에 대해 “큰 틀에서 틀린 내용은 아니다”라면서도 “파악한 전모가 아닐 수도 있다”고 밝혔다. TF는 조만간 오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진술의 진위를 가릴 방침이다.


조승연 기자 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