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가 18일 미국의 반도체 관세 포고문과 관련해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에 명시된 대로 ‘불리하지 않은 대우 원칙’에 따라 한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가 광범위한 반도체 고율 관세 부과를 예고하며 미국 현지에 반도체 공장 건립을 압박하는 가운데 한미 간 반도체 관세 후속 협상이 기정사실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규연 대통령홍보소통수석비서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팩트시트에서 반도체 관세와 관련해 추후 ‘주요국 대비 불리하지 않은 조건(no less favorable)’ 적용을 명시한 바 있다”며 “이 기조가 앞으로도 계속 이루어질 것이고, 그 기조하에서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 원칙에 기반해 미-대만 간 합의사항을 면밀히 분석하고 업계와 소통하며 미국 측과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며 구체적인 사항을 미국 측과 협의를 통해 지속적으로 확인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해외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됐다가 다시 중국 등 해외로 수출되는 반도체에 25%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내용이 담긴 포고문에 서명했다. 미국과 대만은 포고문 서명 다음날인 15일(현지시간) 대만에 대한 반도체 품목 관세를 면제하는 대신 대만이 미국에 총 5000억 달러(약 737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보증 패키지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에도 대미 투자 압박이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 한미간 팩트시트 합의를 기반으로 반도체 경쟁국인 대만보다 불리지 않은 관세를 관철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11월 한미 양국이 발표한 팩트시트에는 반도체(반도체 장비 포함) 관세의 경우 미국이 추후 한국보다 반도체 교역 규모가 큰 국가와의 합의가 있다면 한국은 이보다 불리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하는 최혜국 대우를 약속받았다. 하지만 미국은 ‘대만과 합의한 반도체 관세 면제 기준을 한국에도 적용하느냐’는 질의에 “국가별로 별도의 합의로 반도체 관세를 결정한다”고 못 박았다.
한편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최근 미국 워싱턴에서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을 만나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한국 정부의 조치가 과도하다고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 본부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만약 미국에서 비즈니스 하는 한국 기업이 이런 대규모 정보 유출 사태를 미국에 일으켰다면 미국도 당연히 그렇게 할 것 아니냐고 명확히 설명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한미 간 외교·통상 이슈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박훈상 tigermask@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