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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측도 내일 장시간 서증조사 예고…재판지연 재연 우려

尹측도 내일 장시간 서증조사 예고…재판지연 재연 우려

Posted January. 12, 2026 10:44,   

Updated January. 12, 2026 10:44


〈교열 안봄〉“변호인의 재판 지연 전략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의지가 있었다면 충분히 변론을 종결할 수 있었을 것이다.” (재경지법 부장판사)

9일 예정됐던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결심공판이 밤 12시를 넘기고도 마무리되지 못하고, 13일 한차례 더 결심공판을 진행하기로 한 것에 대해 법원 안팎에서 “피고인의 방어권 남용 행태를 막지 못한 비효율적인 소송 지휘”라는 지적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윤 전 대통령 등의 ‘절차적 만족감’을 강조해온 재판부의 재판 진행 방식에 대해 “절차적 형평 못지 않게 신속한 재판도 중요하다”고 지적한 것이다.

● 8시간 서증 조사에도 “시간 제약 절대 없다”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 심리로 윤석열 전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조지호 전 경찰청장 등 내란 우두머리·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피고인 8명의 공판은 오전 9시 20분부터 다음날 0시 10분까지 14시간 50여 분간 진행됐다. 이날은 원래 결심 공판으로 검찰 구형과 피고인 최후진술을 끝으로 변론을 종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김 전 장관 측에서 서류증거(서증) 조사에 긴 시간을 소요하는 ‘사실상 재판 지연’으로 13일 한차례 더 기일을 진행하게 됐다.

이날 김 전 장관 측 변호인 4명은 공소 사실과 크게 상관 없거나 중복되는 주장을 반복하는 데에 8시간을 할애했다. “계엄 선포에 대한 판단권을 검찰이 절도했다” 등 발언도 했다. 반면 조 전 청장 등 피고인 5명은 3시간 20여분 동안 발언하는 데에 그쳤다.

지 부장판사는 “가급적 중복 없이 (서증조사)해주면 좋겠다”면서도 “오늘은 시간 제약 절대 없다”며 피고인 측 발언을 제지하거나 중단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선 “재판부의 권한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 부장판사는 “피고인의 방어권 남용에 소송 지휘권을 행사할 권한은 충분히 있다”며 “적정하게 발언을 중단하고 재판을 끝내는 것도 재판장의 능력”이라고 했다.

● “‘절차적 만족감’ 못잖게 신속한 진행 중요”

이 같은 김 전 장관 측의 ‘재판 지연’ 전술은 일부 예고가 됐다. 7일 공판에서 특검은 7시간에 걸쳐 서증 조사를 진행했는데, 김 전 장관을 비롯한 피고인 측에서는 “‘노상원 수첩’ 원본이 확보되지 않았다” 등 같은 주장을 반복하며 특검 측 발언 중에 끼어들어 2시간가량 서증 조사가 지연됐다. 2023년 10월 단행된 군 인사를 비상계엄과 연결짓는 특검의 공소장 변경에 대해서도 “방어권 침해”라며 비슷한 주장을 반복했다.

당시 김 전 장관 측은 “(특검과) 똑같이 하려면 시간 필요할 거 같다”며 장시간 서증 조사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재판부는 “절차적 만족감도 중요하다”며 8일 오후에 서증 조사 시간을 따로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김 전 장관 측은 “내일(8일) 하루종일 (서증조사) 준비해야 할 것 같다”며 거절했다. 이에 대해 “비슷한 취지의 주장이 반복된다면 ‘의견서를 제출하라’고 발언을 중단시켰어야 했다”며 신속한 재판 진행이 필요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윤 전 대통령 재판은 지난해 3월 7일 구속취소 결정으로도 큰 논란이 된 바 있다. 윤 전 대통령은 그해 1월 1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체포돼 나흘 뒤인 1월 19일 구속됐고, 같은 달 26일 재판에 넘겨졌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기소된 후 구속취소를 청구했고, 지 부장판사는 윤 전 대통령 측의 청구를 받아들였다. 당시 재판부는 구속기간을 ‘날’이 아닌 ‘시간’으로 계산하는 게 맞는다고 판단했고, 이 결정은 구속기간 계산법에 대한 논란으로 이어졌다.

재판 연기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침대 재판’이라는 비판이 하루 이틀도 아니었는데 재판부가 마지막까지 사법개혁의 필요성을 몸소 보여줬다”고 성토했다. 특히 여권에선 구형이 미뤄지면서 13일 이재명 대통령의 한일 정상회담 일정과 겹치게 된 것을 두고 재판부를 탓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반면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지금은 사법부의 시간. 차분하고 공정하게 중립적인 재판의 결과를 지켜볼 시간”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