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상병 특검(특별검사 이명현)이 16일 오후 윤석열 전 대통령이 수감된 서울구치소를 방문해 두 번째 피의자 조사를 진행했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호주대사로 도피시킨 혐의(범인도피)로 윤 전 대통령을 11일 특검 사무실에서 처음 조사한 지 닷새 만이다.
이 전 장관은 2023년 12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본격 수사 대상이 되면서 출국금지 조처됐다. 그러나 지난해 3월 4일 호주대사로 임명된 뒤 나흘 만에 출국금지가 해제됐고 이틀 뒤 호주로 떠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였던 이 전 장관을 ‘범인도피’ 목적을 갖고 호주대사로 임명해 출국시켰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날 조사에는 정현승 부장검사와 검사 1명, 수사관 1명이 참여했으며, 약 60쪽 분량의 질문지가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한 경위, 외교부의 공관장 자격 심사 과정, 법무부의 출국금지 해제 과정에 윤 전 대통령이 개입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윤 전 대통령이 김장환 목사 등을 통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을 요청받았다는 ‘구명 로비’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가 이뤄졌다.
한편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는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의 구속적부심사가 오후 3시부터 열렸다. 법원은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이 직무유기 등 혐의로 청구한 구속영장에 대해 12일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발부를 결정했고, 조 전 원장은 14일 구속적부심을 청구했다.
조 전 원장은 지난해 12월 3일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으로부터 ‘국군 방첩사령부가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을 체포하려는데, 국정원이 지원하라고 대통령이 요청했다’는 보고를 받고도 국회에 알리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적부심에는 장우성 특검보와 국원 부장검사 등이 참석했다. 특검은 135쪽 분량의 의견서와 482쪽짜리 파워포인트(PPT) 자료를 제출하며 조 전 원장이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조 전 원장 측 변호인은 “(홍 전 차장의 보고가) 제대로 알아듣기 어려울 만큼 부정확해 즉각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라며 “이미 두 차례 압수수색으로 충분한 자료가 확보돼 증거 인멸 우려도 없다”고 맞섰다.
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