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 들어 보름 동안 한국 원화의 가치 하락 폭이 주요 9개국 통화 가운데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주식을 사들이는 ‘서학개미’들과 한미 관세 협상으로 미국에 투자하는 기업들의 자금이 빠져나간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미 관세 협상의 팩트시트 발표가 늦어지고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옅어진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14일(현지 시간) 미 뉴욕 시장 종가 기준 원화의 달러 대비 가치가 지난달 31일에 비해 1.38% 하락(원-달러 환율은 상승)했다. 달러화 가치를 다른 통화와 비교하는 달러인덱스에 적용되는 6개국 통화와 호주 달러화, 중국 위안화 등 8개국 통화를 원화와 비교하면 원화 가치의 하락 폭이 가장 컸다. 같은 기간 일본 엔(―0.38%), 캐나다 달러(―0.11%), 호주 달러(―0.08%) 등은 가치가 떨어진 반면 스위스 프랑(1.3%), 유로(0.72%), 영국 파운드(0.15%) 등은 강세였다.
원화 가치의 추락은 달러인덱스 변화와 비교하면 더 두드러진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9월 16일부터 이달 11일까지 달러인덱스는 96.6에서 99.7로 3.1%가량 올랐다. 달러화 가치가 그만큼 오른 셈이다. 하지만 원화 가치는 이보다 더 떨어져 원-달러 환율이 1378.9원에서 1463.3원으로 6.1%나 올랐다.
서학개미들과 미국에 투자하는 한국 기업의 자금이 미국으로 빠져나간 영향으로 풀이된다. 외국인투자가들은 이달 들어 코스피에서만 9조 원 넘게 순매도했지만, 같은 기간 서학 개미들은 미국 주식을 36억3376만 달러(약 5조2889억 원) 순매수했다. 한미 관세 협상 팩트시트 발표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가 늦어지며 불확실성이 커지자 안전자산인 달러화 수요가 는 것으로 보인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커지며 외국인투자가들이 한국의 주식과 채권을 팔려는 움직임이 커졌고 달러 수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