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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일본 내건 다카이치… 핵잠수함 개발 길 열었다

강한 일본 내건 다카이치… 핵잠수함 개발 길 열었다

Posted October. 22, 2025 07:53,   

Updated October. 22, 2025 07:53


21일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에 오른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신임 총리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차세대 추진력’을 갖춘 신형 잠수함을 보유한다는 국방 정책을 수립했다. 핵추진 잠수함 보유를 염두에 둔 행보일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27일 일본을 방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가 잠수함 관련 대화를 나눌지에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가 대중국 견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핵추진 잠수함 기술의 호주 이전에 대해 “이미 그렇게 하고 있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 압박 강화를 위해 일본의 핵잠수함 보유를 용인할 경우 한국, 대만도 이에 가세하면서 동아시아 지역에 ‘핵 도미노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다카이치 총리는 앞서 20일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와 연립정권 구성에 합의하며 정치, 경제, 국방 등 12개 분야의 주요 정책을 공개했다. 다카이치 정권은 특히 국방 부문에서 “차세대 추진력을 갖춘 VLS(수직발사장치) 탑재 잠수함 보유 정책을 추진한다”며 ‘장거리 미사일 탑재’와 ‘장기 잠항’이 가능한 신형 잠수함 보유 목표를 명시했다.

일본 정부가 신형 잠수함을 국방 정책에 공식적으로 포함시킨 건 처음이다. 다만 일본이 본격적으로 핵추진 잠수함 개발에 나선다면 한국, 대만 등 동북아 국가는 물론 유럽연합(EU) 등 전 세계가 핵추진 잠수함 개발 경쟁에 돌입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미일 3국 협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강한 일본’의 재건을 강조하는 다카이치 정권은 정보기관 강화 또한 추진한다. 총리 직속의 ‘내각정보조사실’과 ‘내각정보관’을 격상시켜 내년에 각각 ‘국가정보국’과 ‘국가정보국장’을 신설키로 했다. 또 2027년 말까지 영국 비밀정보국(MI6)처럼 대외 첩보 수집을 전담하는 ‘대외정보청’(가칭)을 만들기로 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중의원(하원)의 총리 지명 선거 1차 투표에서 전체 465표 중 237표를 얻어 과반(233표)을 넘겼다. 결선 투표 없이 취임이 확정된 제104대 총리 겸 첫 여성 총리다. 일본 증시는 20, 21일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외교부는 21일 “일본 새 내각과 긴밀히 소통하며 한일 관계의 긍정적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쿄=황인찬특파원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