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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젤렌스키에 ‘전선 지도’ 던지며 “당신 지고 있다, 합의 안하면 파멸” 압박

트럼프, 젤렌스키에 ‘전선 지도’ 던지며 “당신 지고 있다, 합의 안하면 파멸” 압박

Posted October. 21, 2025 08:26,   

Updated October. 21, 2025 08:26


“당신들이 전쟁에서 지고 있다. 합의하지 않으면 파멸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비공개 정상회담 내내 욕설을 하며 러시아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종전 조건을 수용하라고 압박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그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전선 지도를 집어 던지는 등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F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전쟁의 최대 격전지인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를 러시아에 완전히 양보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전선 지도, 이제 지겹다”며 “이 빨간선은 뭐지? 난 여기가 어딘지도 모른다”면서 지도를 던지며 우크라이나 측을 위협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를 합한 돈바스 지역이 줄곧 러시아 영토라는 주장을 거듭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 또한 푸틴 대통령의 기존 주장을 고스란히 반복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16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현재 러시아가 약 4분의 3을 점령 중인 도네츠크주 전체를 완전히 넘겨받는 대가로 자포리자주, 헤르손 주 등 2개 점령 지역의 일부를 우크라이나에 돌려주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에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현재 전선에서 전투를 중단하고 협상에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역시 우크라이나 측에 불리한 조건이다.

당초 미국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 본토 타격이 가능한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17일 회담에서 이를 보류한 것 또한 러시아의 입김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FT는 고성과 언쟁이 오간 이번 회담을 두고 올 2월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J D 밴스 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였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고 논평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밴스 부통령은 “미국의 지원에 감사하라”고 젤렌스키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홀대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