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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최선의 최종안 내라”… 韓 재계 총동원

美 “최선의 최종안 내라”… 韓 재계 총동원

Posted July. 31, 2025 08:34,   

Updated July. 31, 2025 11:11


한미 관세협상 담판을 앞두고 미국이 ‘최선의 최종(best and final) 협상안’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한미 관세협상이 31일(현지 시간)까지 마무리되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하며 압박 강도를 높였다.

대미(對美) 투자액과 농축산물 시장 개방 수위를 두고 한미 이견이 여전한 가운데 정부는 조선업, 반도체, 미국산 무기 구매에 이어 2차전지, 바이오 등 주력 전략산업을 대미 투자 패키지에 추가했다. 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사장에 이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관세 발효 이틀 전 미국을 찾아 협상 지원에 나서는 등 총력전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한국과 관세 협상이 내일 끝나느냐’는 질문을 받고 “내일 무엇을 끝낸다는 거냐”라고 되물은 뒤 “내일 끝나진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한국을 특정한 것인지는 불분명하지만 관세 협상 타결이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

이에 앞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스코틀랜드에서 열린 협상에서 한국에 “최선이자 최종적인 협상안(best and final trade deal)을 갖고 협상 테이블에 나오라”고 요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을 만난 러트닉 장관은 또 트럼프 대통령에게 최종 협상안을 제시할 땐 “모든 걸 가져와야 한다(bring it all)”고 했다고 WSJ는 전했다. 한국이 제안한 대미 투자액 등을 증액해야 한다고 압박한 셈이다.

한국은 총력전 체제에 들어갔다. 재계 인사 중 세 번째로 방미길에 오른 정의선 회장은 자동차 품목관세 인하 협상을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민간기업이 그동안 구축한 미국 네트워크가 상당하다. 정부가 협상하는 큰 틀에 대해 필요한 경우 공유하고 있다”며 “민간에서도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도 많이 만날 수 있다. 거기서 들은 얘기를 전달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구 부총리 등 미국에서 협상을 벌이고 있는 주요 장관들과 화상회의를 갖고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부총리는 관세 발효 하루 전인 31일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정부는 2000억 달러(약 274조 원) ‘플러스알파(+α)’의 투자액 제안을 준비하고 있지만 미국은 4000억 달러(약 557조 원) 투자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실장은 대미 투자 패키지에 대해 “반도체, 2차전지, 바이오 등 논의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이 요구하는 것에 모두 응할 수는 없다”면서도 “투자 규모는 가변적”이라고 전했다.


신규진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