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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구축함 진수 실패 직후 순항미사일 발사… “분위기 쇄신 차원”

북, 구축함 진수 실패 직후 순항미사일 발사… “분위기 쇄신 차원”

Posted May. 23, 2025 09:32,   

Updated May. 23, 2025 09:32


북한이 22일 순항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했다. 북한이 전날(21일) 함경북도 청진항에서 실시한 5000t급 규모 신형 구축함 진수에 실패한 사실을 공개한 가운데 이를 만회하려는 시도로 순항미사일을 쏜 것일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22일 오전 9시경 순항미사일 여러 발을 함경남도 선덕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건 공개된 사례를 기준으로 이달 8일 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 이후 14일 만이다. 발사된 미사일은 2, 3발로 추정되며 해상에서 발사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한미 군 당국이 정확한 미사일 종류 등을 분석 중인 가운데 북한이 지난해 2월 발사한 지대함 순항미사일 ‘바다수리-6형’을 함대함 등의 신형으로 개량해 시험 발사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통상 군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 대상인 탄도미사일에 한해 이를 발사할 경우 공개하고 순항미사일은 발사한 미사일 수가 많은 등 특이 사항이 있을 경우에 한해 공개한다.

특히 이날 북한은 노동신문 등 관영매체를 통해 전날 동해 청진항에서 실시된 5000t급 신형 구축함 진수가 실패한 사실을 공개한 직후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배경에 관심이 증폭됐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대대적으로 진행됐던 구축함 진수가 실패로 돌아가고, 김 위원장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심각한 중대 사고”라고 질타하는 등 북한 군내 분위기가 어수선해지자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순항미사일을 발사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그간 정찰위성 발사에 실패한 사실 등 국제사회가 위성 등으로 실시간 밀착 감시하고 있어 공개하지 않을 수 없는 사례에 한해 이를 공개해 왔다. 함정을 포함해 특정 무기 체계와 관련한 실패 사례를 공개한 건 이례적이다. 정부 소식통은 “이번 진수 실패를 공개한 건 군 내부 기강 잡기로 풀이되며 이와 거의 동시에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건 구축함을 제외하더라도 북한엔 순항미사일 등 이른바 ‘해군 무력 현대화’를 보여줄 막강한 해상 전력이 많다는 사실을 과시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해상 전력 강화를 위해 공을 들이던 구축함 진수에 실패했고, 배가 바다에 바로 뜨지 못하고 기울어져 있는 모습이 한미 정찰자산에 포착되는 등 망신을 당한 만큼 이를 만회하기 위해 조만간 탄도미사일 등의 추가 발사를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손효주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