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홋카이도(北海道)에서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동원 역사를 알려온 ‘사나노보효(대나무 묘비란 뜻) 강제동원 박물관’이 2020년 1월 폭설로 무너진 지 약 4년 만에 다시 문을 연다. 교도통신은 28일 홋카이도 호로카나이초에서 사나노보효 강제동원 박물관의 재개관 기념행사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박물관은 1995년 설립됐고, 일제강점기 후반 호로카나이초 슈마리나이 지구에서 진행된 댐과 철도 공사로 희생된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알려 왔다. 박물관 이름이 대나무 묘비인 건 희생자의 시신이 묘비도 없이 대나무가 무성한 곳에 묻혀 있었기 때문. 박물관은 댐 건설 과정에서 희생된 이들의 위패와 유품을 보관하고 전시해 왔지만 2020년 1월 폭설로 무너졌다. 이에 일본 시민들로 구성된 ‘사나노보효 전시관 재생 실행위원회’가 모금 활동을 통해 7000만 엔(약 6억5000만 원)이 넘는 돈을 모아 재건을 추진했고 지난달 건물이 완공됐다.
재건에 참여한 덴노 히라 요시히코는 이날 행사 인사말을 통해 “과거를 잊지 않고 국경을 넘어 화해와 평화를 추구하는 것이 우리의 소망”이라고 말했다. 야지마 쓰카사 신임 관장은 이날 행사에서 “(박물관을) 역사를 전하고 나라로부터 피해를 본 희생자와 만나는 장소로 만들고 싶다”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박물관 개관일은 29일이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