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를 국빈 방문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 전사자의 유해가 있는 파리 외곽 엔마른 미군묘지를 참배했다. 그의 11월 대선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은 2018년 1차대전 종전 100년을 맞아 프랑스를 방문했을 때 “패배자(loser)만 가득하다”며 이 묘지의 참배를 거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엔마른 묘지에서 “미군이 이곳에서 이룬 업적에 대해 자부심과 경외감을 느낀다”고 했다. 이어 “미국이 유럽의 주요 전투에 휘말리는 것을 피할 수 있다는 생각은 현실적이지 않다. 고립주의는 미국답지 않다”고 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지원에 부정적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동시에 미 유권자에게 ‘미군 전사자를 예우하는 내가 진짜 애국자’임을 강조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이 묘지에는 1918년 인근 벨로 숲 전투에서 독일군에 맞서 싸우다 사망한 미 해병대원 약 1800명 등이 안장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같은 날 대선의 주요 경합주로 꼽히는 서부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대규모 유세를 열었다. 지난달 30일 ‘성추문 입막음’ 형사 재판에서 유죄 평결을 받은 후 첫 유세다.
그는 엔마른 묘지 참배 거부를 두고 “급진 좌파 미치광이(lunatic)가 만들어낸 이야기”라며
“나보다 군을 더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부패한 바이든은 최근 4년간 미국 역사상 어느 때보다 많은 불법 외국인이 들어오도록 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국경 정책을 비판했다.
또 자신의 2020년 대선 패배에 불복해 2021년 1월 6일 워싱턴 의회를 침입한 일부 극렬 지지층을 ‘전사(戰士)’로 추켜세웠다. 이어 “그들은 부정 선거에 항의했을 뿐”이라고 했다.
한편 CBS방송과 여론조사회사 유고브가 5∼7일 실시한 7대 경합주 여론조사에서는 두 사람의 지지율이 초박빙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애리조나, 조지아, 미시간, 네바다,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주에서 50% 지지율로 트럼프 전 대통령(49%)을 1%포인트 차로 앞섰다. 이번 조사의 오차범위는 ±3.8%포인트다.
이기욱 71wook@donga.com






